성장세 둔화속 추가 부양조치 기대 고조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시행해온 2차 양적완화(QE2. quantitative easing) 조치가 30일로 종료된다.

양적완화 조치를 실무적으로 수행한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이날 오전 40억∼50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매입하는 것을 끝으로 더 이상 국채 매입을 하지 않는다.

연준이 총 6천억달러 규모로 국채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해온 2차 양적완화 조치는 디플레이션을 막는데는 성공했지만 성장률 제고와 실업사태 해소에는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 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발발 이후 단행된 1차 양적완화에 이어 2차 양적완화까지 시행되면서 연준의 대차대조표상의 자산총액은 3조달러까지로 불어난 상태다.

이같이 전례없는 천문학적인 연준의 자산 규모는 향후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흡수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을 단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지난해 가을 2차 양적완화 조치의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500지수가 지금까지 25%나 상승한 점을 들어 금융시장에는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30일 분석했다.

또 유동성 공급으로 인해 달러화의 가치가 주요 통화들에 비해 10%가량 하락하면서 미국의 수출이크게 늘어난 것 역시 양적완화의 성과물이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 공급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미국의 성장률은 당초 기대치를 밑돌면서 2% 아래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신규 일자리 창출 속도도 2분기부터 눈에 띄게 둔화되는 양상이다.

버냉키 의장은 이러한 흐름을 일시적인 조정(소프트패치)라고 진단하면서 하반기부터는 다시 성장세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준은 2차 양적완화의 종료 이후에도 당분간 연준의 자산규모를 현수준에서 계속 유지함으로써 경기부양을 뒷받침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국채매입을 중단하지만 보유국채를 내다팔지는 않기 때문에 시중의 유동성 규모에는 변화가 없고 경기상승세가 확인될 때까지 통화긴축 조치를 취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채권운용 회사인 핌코의 빌 그로스는 최근 언론인터뷰에서 미국의 경기가 더 나빠지고 침체 조짐이 나타나면 연준이 추가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완화 조치를 재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밝혔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