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골프는 현대자동차의 i30와 종종 비교되곤 한다. 같은 해치백 모델이고 생김새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두 차를 타보면 골프와 i30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골프 2.0 TDI는 운전석에 앉으면 차체가 묵직함을 느낄 수 있었다. 힘도 세다. 3세대 커먼레일 TDI엔진은 최고 출력 140마력에 3000㏄급의 가솔린 엔진에 버금가는 32.6㎏ · m의 토크를 뿜어냈다. 엑셀을 힘껏 밟으면 엔진이 폭스바겐 특유의 '가르릉'소리를 내며 내달렸다. 경쾌한 가속력은 이륙을 앞둔 비행기를 탄 듯한 인상을 줬다. 연비는 단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 만했다. 마포에서 인천공항을 왕복했는데 연료가 4분의 1도 채 떨어지지 않았다. 골프의 공인연비는 ℓ당 17.9㎞지만 체감연비는 19㎞ 이상이었다.

골프 TDI에는 총 7개의 에어백이 기본으로 장착돼 있다. 특히 운전석 무릎 보호 에어백은 강한 충격으로부터 운전자의 다리를 보호해준다고 업체 측은 설명했지만 시승 중 이를 확인할 기회는 없었다. 디젤엔진의 소음은 분명 크지 않았으나 다소 거슬렸다. 라디오와 에어컨 등 각종 기능들을 조작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사용설명서를 읽지 않은 탓이지만 센터페시아와 핸들 등에 버튼이 너무 많아 기본적인 기능을 조작하는 데도 쩔쩔매는 경우가 많았다.

골프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핸들링이 묵직하다는 것이다. 폭스바겐CC도 핸들이 묵직하니 이는 폭스바겐의 특징이라고 봐야겠다.

골프와 i30는 성능만큼이나 가격 차이도 크다. 골프 TDI의 국내 판매가격은 3390만원이다. i30 2.0 VVT는 1790만원으로 골프의 절반 가격이다. 하지만 웬만한 국산차를 사느니 이 차를 선택할 것이라는 소비자들이 단순히 수입차를 선호하는 경향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골프의 기능은 훌륭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