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ℓ 연료로 50㎞ 이상 갈 수 있어요. 하이브리카보다 2배가량 좋지요.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 연비 좋은 바이크만한 게 있나요. "

서정민 혼다 모터사이클사업부 상무(사진)는 6월 초 강남 대치동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혼다 스쿠터는 고연비가 장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가 한국 시장에서 주력으로 팔고 있는 모터사이클 PCX는 공인 연비가 ℓ당 54.1㎞에 달한다. 스쿠터가 멈추면 엔진이 자동으로 꺼지고 출발시 시동이 걸리는 '아이들링 · 스톱' 기능으로 연비를 높였다.

서 상무는 "고유가 시대로 오면서 타는 이동 수단에 대한 인식이 점차 바뀌고 있다"며 "예전만 해도 바이크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많았으나 요즘은 출퇴근시 바이크를 이용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혼다 모터사이클은 최근 국내 시장에서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전년 동기 대비 260% 늘어난 565대를 팔아 2001년 국내 법인 출범 이후 역대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5월에도 559대를 팔았다. 혼다 자동차가 4월과 5월 각각 252대와 206대를 팔린 것을 감안하면 혼다 바이크는 2배 이상 판매된 셈이다.

서 상무는 이 같은 판매량과 관련,"4~5년 전부터 중국산 카피 모델이 한창 유행할 때 혼다코리아는 꾸준히 유통 채널을 확장하며 소형 모터사이클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이어간 게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혼다코리아는 국내 시장에 배기량 50cc 경소형부터 1800cc 대형 모델까지 12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력 모델은 125cc PCX와 CBR125R다.

"과거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중국에서 팔고 동남아에서 만들면 동남아 시장에 판매하는 방식이었으나 이젠 한 거점에서 글로벌 모델을 만들어 전 세계 시장에 판매하고 있어요. 특히 소형 스쿠터 PCX는 이러한 글로벌 생산 모델 1호입니다. " 혼다 스쿠터의 인기 모델인 PCX는 태국 공장에서 생산해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는 게 서 상무의 설명이다.

국내 125cc 이하 소형 바이크 시장은 현재 9만6000대 규모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60%는 배달용 모터사이클이며 나머지 3만대 정도가 이동 수단으로 쓰인다. 20~30대 젊은 고객이 이용하는 스쿠터 판매 비율은 60%에 이른다. 서 상무는 "앞으로 2~3년간 연간 12만대 규모로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통근용 스쿠터 판매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