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톤(Phaeton) V8 4.2 LWB는 폭스바겐이 국내에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최고급 모델이다. 차량을 출발할 때 낮게 쫙 깔리는 엔진음은 마치 비행기의 1등석에 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육중한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날카로운 가속력을 보였다. 속도에 따라 딱딱해지는 핸들과 부드러운 코너링도 돋보였다. 대형 세단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4륜구동 시스템을 갖춘 덕분이다.

페이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독특한 사이드미러다. 점선으로 나뉘어져 한쪽의 볼록 거울을 통해 운전자의 사각지대를 없애준다. 이 차의 최대출력은 335마력에 달한다. 웬만한 차는 명함을 내밀기도 힘들다. 최대토크는 43.8㎏ · m로 오르막길에서 치고 나가는 힘이 돋보였다. 2310㎏에 달하는 육중한 무게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도달하는 시간은 6.9초에 불과하다.

기존 모델에 비해 좀 더 부드러워진 디자인도 느낄 수 있었다. 크롬 장식이 더해진 라디에이터그릴과 새롭게 설계된 헤드라이트,발광다이오드(LED)로 처리한 뒤태 등이 페이톤의 품위를 더욱 높여줬다. 듀얼(2중) 선루프도 이 차의 매력이다. 앞좌석뿐만 아니라 뒷좌석에서도 개별적으로 실내 온도를 조정할 수 있게 만들었고,외풍 없이 간접적으로 공기를 순환시켜 청정한 실내를 유지해 줬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