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포르말린사료 우유' 판매 논란
매일유업이 살균제 방부제 등에 사용되는 발암성 물질인 포르말린이 첨가된 혼합사료를 젖소에 먹이고,여기서 생산된 원유로 우유제품을 만들어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매일유업은 특히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작년 말 포르말린 첨가 사료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받고도 최근까지 이 사료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8일 "매일유업이 포르말린이 첨가된 혼합사료를 호주에서 수입해 젖소에 먹인다는 사실을 인지해 작년 12월27일 서면 경고장을 보내고 이후 구두로 여러 차례 사용중단을 권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포르말린이 유해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선 '유해사료 범위에 대한 고시'에 혼합돼서는 안되는 물질로 포함되지 않아 실험을 통해 유해 여부를 규명한 뒤 사료 재사용을 판정하기 위해 명령이 아닌 권고를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매일유업은 기존 사료 사용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생산시스템을 바꿔야 하는 등의 내부 절차가 필요하다며 시간을 달라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포르말린은 소독제 살균제 방부제 방충제 살충제 등으로 사용되는 독극물인 동시에 발암성 물질이어서 식품에 첨가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동물용 사료에 혼합 가능한 대상에도 포함돼 있지 않다. 매일유업은 포르말린이 첨가된 혼합사료를 먹인 젖소에서 생산된 원유를 이용해 작년 10월부터 최근까지 하루 10t 정도의 유아 및 어린이용 우유인 '앱솔루트 W'를 생산 · 판매해왔다.

매일유업은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이 사료는 호주 정부 산하 연구기관에서 특허를 갖고 있으며 호주에서는 장기간 사용돼 왔다"며 "200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안전하다는 인정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또 "풀로 된 사료를 수입할 때 농식품부의 수입위생조건에 따르도록 돼 있는데 여기에는 사료 살균을 위해 포르말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포르말린이 첨가된 사료를 젖소가 먹어도 소변 등으로 배출되며 원유에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또 농식품부가 사료에 포르말린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먼저 인지했다고 밝힌 데 대해 반론도 제기했다. 회사 측은 작년 11월2일 포르말린 첨가 사실을 알고 농식품부에 바로 문의했다고 주장했다. 매일유업은 다른 우유 회사에서도 2007년까지 포르말린과 같은 종류인 포름알데히드를 이용해 제조한 사료를 젖소에 먹여 어린이용 우유를 생산했다고 주장,또 다른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농식품부는 조만간 '포르말린 사료'를 먹은 젖소에서 생산된 우유의 안전성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는 이날 '포르말린 사료' 논란에 휩싸인 매일유업의 '앱솔루트W' 제품을 전 매장에서 철수하고 일시적으로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