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朱民)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특별고문은 아시아 경제가 과열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 경제가 수출에서 내수 중심으로 성장모델을 전환해야 롱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3일로 부임 1년이 되는 주 특별고문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도 이머징마켓이 글로벌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IMF는 아시아 경제의 과열 징후를 지적했습니다.

"이미 과열 상태에 들어섰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과열 단계의 일부로 진입하고 있지만 과열 상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대부분 잠재성장률보다 경제성장률이 높아 조심해야 합니다. 앞으로 어떻게 경제를 관리하느냐에 따라 과열 여부가 달렸습니다. IMF는 과열을 피하기 위해 거시경제 상황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환기시키고 있습니다. 중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중국 정부가 경제를 식힐,특히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거시정책을 추가로 내놓는 일은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

▼중국이 취해야 할 정책이 있다면.

"중국 경제는 강한 성장을 하고 있으나 당분간 인플레가 극복해야 할 중대한 과제입니다. 원자재,석유,식량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토지 비용,환경오염 관리 비용까지 급등하고 있습니다.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이런 가격 상승을 관리해 인플레 소용돌이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다른 정책도 필요합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금리를 몇 차례 올렸습니다. 여기에다 수출 중심에서 내수 중심의 경제로 성장모델을 전환하는 게 필요합니다. "

▼이머징마켓의 부상을 강조해 왔는데요.

"지난해 세계 경제는 평균 5% 정도 성장했습니다. 이머징마켓이 약 7.1%,선진국은 3%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세계 경제가 4.25%,선진국은 2.5%,이머징마켓은 6.2% 성장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지난해는 이머징마켓과 저소득 국가들이 세계 경제 성장의 70%를 담당했습니다. 물가와 환율을 감안한 구매력 평가(Purchasing Power Parity) 기준으로 따져봐도 이머징마켓과 저소득 국가의 세계 경제 비중은 47.8%로 50%에 육박했습니다. 세계 경제가 선진국 50%,이머징마켓 · 저소득 국가 50%라는 반반 구조가 된 것이지요. 정말 큰 변화입니다. "

▼이머징마켓이 앞으로도 세계 경제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는지.

"분명히 그럴 것입니다. 선진국 경제가 막대한 재정적자와 정부 부채,높은 실업률에다 저금리와 저소득 등 많은 과제들에 직면했는데 역사적으로 보기 드문 현상입니다. 반면 이머징마켓은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재정적자,낮은 정부 부채와 낮은 이자 부담,저실업률과 강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업률은 선진국이 8.2%이나 이머징마켓은 4%에 불과합니다. GDP에서 차지하는 정부 부채 비중도 선진국은 71%인 반면 이머징마켓은 35%로 낮습니다. "

▼IMF의 쿼터(지분) 개혁이 완료되면 중국은 종전 6위에서 3위로 쿼터 순위가 오르는데 세계 경제에 어떤 의미를 주는 건가요.

"IMF는 쿼터에 기반한 국제기구입니다. 쿼터는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를 반영해야 합니다. 중국의 경제 규모는 세계 2위로 올라섰습니다. 당연히 쿼터에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쿼터 변화를 통해 중국은 브라질,러시아,인도와 함께 톱10 안에 들어갑니다. IMF 내 중국의 위상 변화는 보다 큰 책임감을 의미합니다. IMF와 전 세계가 이머징마켓과 개발도상국들의 경험을 더 잘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급성장한 중국이 대변하고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중국의 쿼터 격상은 IMF에 큰 혜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이머징마켓과 개발도상국들도 IMF 총재를 배출할 때가 되지 않았나요.

"그동안 IMF 총재는 항상 유럽에서,세계은행 총재는 미국에서 배출됐습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IMF 총재는 이런 형식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해왔습니다. 따라서 차기 IMF 총재가 반드시 유럽에서 나올 것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경제 구조의 변화를 담아낼 수 있는 후보와 IMF를 이끌 책임감 있는 글로벌 리더가 필요한 것이지요. "

▼위안화가 달러화를 밀어내고 세계 기축통화로 올라설 수 있을 것으로 보는지.

"이른 기간 내에 그렇게 되진 않을 것으로 봅니다. 전 세계 국가들의 외환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달러화 비중이 지난 10년간 70%에서 60%로 10%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강한 기축통화입니다. 반면 위안화는 다른 통화와의 태환성이 떨어져요(non-convertible).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위안화 무역 결제와 해외 투자를 늘리면서 위안화 관련 제약을 줄이고 있습니다만 유동성 규모는 작습니다. 지난해 말 위안화 무역 결제 비중은 2%였습니다. 기축통화가 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의미입니다. 태환성과 함께 정말 중요한 문제는 시장입니다. 위안화 및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을 원하는 소비자와 시장이 있어야 합니다. 수요가 없으면 기축통화가 될 수 없습니다. "


◆ 주민 특별고문은…인민은행 부총재 출신 중국인 IMF 최고위직


주민 IMF 총재 특별고문(59)은 회원국의 금융정책과 금융 리스크를 감시하고,유엔 및 다른 개발은행 등 국제기구들과의 협력 분야를 책임진다.

지난해 5월 부임한 그는 금융정책과 리스크 감시를 다자 감시체제로 전환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듣는다. 그는 거시건전성 정책 개발은 한국의 관련 경험을 많이 참조했다고 소개했다.

상하이 태생인 주 고문은 푸단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미국 프린스턴대에서 공공 · 국제관계 석사,존스홉킨스대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대학에서 강의할 정도로 영어가 유창하다. 세계은행을 거쳐 중국은행 부행장으로 있던 그를 2009년 인민은행 부총재로 영입한 것은 이듬해 중국인 첫 IMF 고위직 진출을 위한 정지 작업이었다는 게 정설이다. IMF 총재 후보로도 거론된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