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와 태블릿PC 갤럭시탭이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삼성전자를 미국 법원에 제소했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법적 대응이 불가피하다"며 맞소송을 예고했다.

애플은 일본 소니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삼성전자의 거래처이지만,양사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시장 주도권을 다투는 라이벌이기도 해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19일 삼성전자와 애플 등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전자가 특허권과 고유 디자인 등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소장을 지난 15일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제출했다. 크리스틴 휴겟 애플 대변인은 "삼성의 신제품들이 하드웨어 모양부터 사용자 환경(UI),심지어 포장에 이르기까지 아이폰,아이패드와 유사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애플 측은 사각형 갤럭시폰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고,테두리를 은색 소재로 마무리한 것 등을 포함해 모두 16건을 특허 침해 사례로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에 대해 "애플이 메모리칩과 LCD 제품 등을 사가는 주요 거래처이긴 하지만 먼저 소송을 제기한 만큼 단호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애플이 UI에 강점이 있다면 통신기술 표준은 우리 특허가 더 많아 오히려 로열티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 4551건의 특허를 등록해 IBM에 이어 2위를 차지할 만큼 미국 내 특허가 많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전자업계에서는 애플의 특허 소송이 갤럭시S2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분야에서 모두 애플의 대항마로 부상하고 있는 구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진영의 대표주자다. 갤럭시S2와 갤럭시탭 신제품 등이 쏟아지면 시장 판도가 바뀔 수도 있어 서둘러 기선 제압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3 · 11 지진 여파로 일본 도시바의 공장 가동이 정상적이지 않은 만큼 삼성전자와 애플의 거래관계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