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카 질주 시작됐다
고유가 바람을 타고 국내 하이브리드 카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 쏘나타 · K5 하이브리드 등도 출시돼 '신차 효과'까지 더해질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하이브리드 카 시장에선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다음달부터는 현대 · 기아자동차 등 국내 업체들도 반격에 나선다. 국산 하이브리드 카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프리우스,렉서스 CT200h 등 인기
하이브리드카 질주 시작됐다

도요타 등 일본 업체들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최근 들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고유가 추세가 지속되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작년에는 월평균 100대도 팔리지 않았던 도요타 프리우스는 지난달 199대가 판매돼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 순위 8위에 올랐다. 최근 출시된 렉서스 CT200h도 신차 효과에 고유가 등이 겹치면서 187대가 팔렸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시장 규모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리우스와 CT200h의 판매량은 주목할 만하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프리우스는 리터(ℓ) 당 29.2㎞를 달리는 고연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2월 출시된 렉서스 CT200h은 풀하이브리드 1.8ℓ 가솔린 엔진과 전기 배터리를 탑재한 준준형 하이브리드카다. 최대 출력 136마력의 힘을 내며 공인 연비는 ℓ당 25.4㎞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렉서스 CT200h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매우 적은 친환경 차량"이라며 "스포츠,일반,에코,전기 등 네 개의 운전 모드를 통해 기름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CT200h는 일부 대형 수입차에 적용됐던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를 달아 편리한 운전을 도운 것도 장점이다. 이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는 최근 주목받고 있는 리튬 대신 니켈로 제작됐다. 오사무 사다카타 도요타 수석엔지니어는 "친환경적인 니켈은 생산 물량을 맞추기도 좀더 쉽다"고 설명했다. 렉서스 CT200h의 국내 판매 가격은 4190만~4770만원이다.

◆국산 하이브리드카 본격 출시
하이브리드카 질주 시작됐다

현대 · 기아자동차는 다음달께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한 쏘나타 · K5 하이브리드를 내놓고 수입차들과 본격적인 대결에 돌입한다. 업계는 지금까지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장을 독점해 왔던 도요타 혼다 등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쏘나타 · K5 하이브리드는 최근 열린 '2011 서울모터쇼'에서 첫 선을 보였다. 이들 차량은 현대 · 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6단 자동 변속기를 장착했다. 2000cc 엔진의 출력은 150마력으로 전기모터(41마력)를 더하면 최대치는 191마력이다. 2400cc 모델은 시스템 최대 출력을 201마력까지 끌어올렸다. 연비는 ℓ당 21㎞다. 국산 하이브리드카는 그동안 내수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현대차의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기아차의 포르테 하이브리드는 액화석유가스(LPG)를 연료로 써 성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는 지난달 288대를 팔아 2월(158대)에 비해서는 판매량이 늘었다. 하지만 1분기 판매 실적은 작년(1592대)에 비해 60.5% 감소했다.

현대 · 기아차는 출시를 앞둔 쏘나타 · K5 하이브리드의 가격을 낮춰 일본산 제품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들 하이브리드카는 일반 차량보다 500만~600만원 정도 비싼 3000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경쟁력을 조속히 갖추기 위해서는 국산 하이브리드 카 판매가 늘어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쏘나타와 K5 하이브리드는 관련 기술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일본의 힘을 빌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개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