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디젤차 맞아?"

캡티바는 조용했다. 가솔린 차량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을 수준이었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이 "캡티바는 '아주 조용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라고 강조한 게 허투루 한 말은 아니었다. 각종 소음 방지 시스템을 담아 바람소리,엔진소리를 크게 줄인 덕분이다.

캡티바의 전작 윈스톰이 소음 문제로 지적이 많자 정숙성만은 반드시 최고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제작했다는 후문이다.

조용한 SUV,캡티바는 2006년 윈스톰이 출시된 이후 5년 만에 확 달라진 차로 새롭게 태어난 모델이다.

서울 광장동 워커힐호텔에서 남양주종합촬영소를 돌아오는 왕복 약 80㎞ 구간을 시승하는 동안 묵직함이 느껴졌다. 차량 뒤쪽 디자인은 기존 윈스톰과 비슷했지만 앞쪽은 완전히 다른 차였다. 쉐보레 디자인의 정통성을 이어 '듀얼 그릴'을 적용해 남성적 이미지를 강조한 게 독특해 보였다.

인테리어는 공간 확보에 주력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기존 주차 브레이크 대신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EPB)'를 적용해 수납 공간을 크게 늘렸다. 2개의 컵 홀더가 있는 부분 아래에는 또 하나의 숨겨져 있는 수납 공간이 마련돼 있다.

주행 성능은 뛰어났다. 핸들링은 너무 단단하지도 가볍지도 않았다. 최고 출력 184마력의 힘 덕분에 오르막길도 무리 없이 치고 올라간다. 하지만 출발 때 액셀이 다소 가벼운 것은 차량의 힘에 비해 어색한 느낌이 들었다. 고속 주행에 앞서 가속 페달을 밟으면 토크가 부족한 인상도 줬다.

속도가 붙은 후에는 다시 힘이 느껴졌다. 시속 140㎞ 정도로 달려봤지만 핸들 떨림과 같은 불안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캡티바의 정숙성은 고속에서 특히 돋보였다. 캡티바는 화물 적재 공간도 충분하다. 3열 시트를 갖춰 성인 일곱 명까지 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2열과 3열 시트를 접으면 최대 1577ℓ의 화물을 적재할 수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