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과 범현대가(家)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현대상선 주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대상선 주가가 당분간 경영권 분쟁 이슈에 따라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25일 현대상선은 3.11%(1000원) 오른 3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현대상선을 두고 현대그룹과 범현대가 사이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이날 현대상선은 경영권 안정 등을 위해 우선주 발행 한도를 기존 2000만주에서 8000만주로 늘리는 정관 변경안을 정기 주주총회에 상정했으나 현대중공업 현대백화점 KCC 등 범현대가의 반대에 막혀 무산됐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이에 맞서 현대상선 주식 130만주를 420억원을 들여 28일부터 오는 9월27일까지 장내에서 추가 취득하기로 결정했다. 이 주식을 매입하면 현대엘리베이터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22.62%로 높아진다. 관계자들은 현대그룹과 범현대가의 신경전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강성진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현대그룹은 이미 적대적 인수 · 합병(M&A)으로부터 현대상선을 지킬 만한 지분을 확보하고 있어 경영권 분쟁이 일어날 만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업황상으로도 아직 확인할 것이 많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컨테이너선 업황이 성수기라 실적 개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유가 급등 탓에 영업이익이 늘어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