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 11 대지진 이후 소니 도시바 등 일본 전자업체들의 공장 셧다운(가동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전자업계에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와 웨이퍼 등 전자부품 사재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또 1주일째 계속된 도요타와 혼다,닛산 등의 부품 생산 중단은 일본을 넘어 미국 등 북미와 중국 한국 등 아시아 각국의 자동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고 있다.

우려했던 일본발(發) 글로벌 부품 서플라이체인(공급 사슬) 균열이 현실화하는 양상이다. 부분적으로나마 일본 제조업체들의 조업 재개가 다음주 중 이뤄지지 않으면 글로벌 전역에서 부품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그러나 전력난 등으로 일본 기업들의 정상 가동이 쉽지 않은 데다 육상은 물론 해상 물류망도 크게 망가져 글로벌 기업들 간 일본산 핵심 부품 확보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는 부품 수급을 우려한 전자업체들이 이미 반도체와 전자부품 사재기에 나서면서 지진 피해를 입지 않은 부품회사 등에 주문이 폭주하고 있고 가격도 치솟고 있다고 전했다. 낸드플래시 메모리(16Gb 2GxC8 MLC 기준) 현물가는 11일 4달러였으나 17일엔 4.6달러 선으로 올랐다.

전자부품 선적이 많은 일본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센다이 시오가마항이 크게 파괴된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일본항만협회의 요시아키 히쿠치 기획부장은 "피해 정도를 파악하기도 힘든 상황으로 6개월에서 1년은 지나야 완전 복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요타 등의 해외 공장뿐 아니라 GM도 공장 가동을 멈추기로 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GM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 공장 가동을 21일부터 1주일간 중단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르노삼성자동차가 생산량을 줄이고 있다.

김수언/김현예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