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경기가 활기를 띠면서 야외 레저용으로 쓰이는 부탄가스가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

열을 받아도 터지지 않는 부탄가스 '맥스부탄'으로 유명한 대륙제관은 최근 러시아 시장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이 회사의 윤동억 관리부장은 "러시아 부탄가스 시장 규모가 2008년 1000만개에서 2009년 1500만개,지난해 2100만개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레저용 가스업계의 주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륙제관은 2008년 러시아에 부탄가스 160만개를 수출한 데 이어 2009년 300만개,지난해 700만개를 수출했다. 윤 부장은 "러시아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레저 활동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며 "전담 해외 영업 사원이 매월 시장 조사를 위해 러시아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으로 판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시장이 중소기업에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고유가 영향으로 경제가 호황을 보이면서 각 부문별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글로벌 기업들의 약진과 '한류' 등의 영향으로 '메이드 인 코리아' 제품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호재다.

이동통신기기 제조업체 애니데이타는 러시아를 주 시장으로 선정한 후 현지 네트워크 사업자의 요구에 따라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전용 단말기 개발에 착수했다. 러시아의 경우 세계 무선통신 시스템(GSM)이 99%로 지배적인 시장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회사는 1% 이하 점유율인 CDMA 시장에 뛰어든 것.이를 시작으로 네트워크 사업자와의 연대를 강화해 스마트폰 칩을 이용,휴대폰과 무선인터넷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제품을 개발해 납품하고 있다.

신문 인쇄용 윤전잉크를 생산하는 노보인터내셔날은 경쟁사인 유럽산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얻고 있다. 덕분에 인쇄용 제지류 등 인쇄 관련 품목에 대한 시베리아 지역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회사 관계자는 "기존에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유럽산,중국산 제품 수요가 줄어들고 한국산 잉크가 점점 관심을 받고 있다"며 "러시아 바이어의 요구사항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ORTA 관계자는 "러시아는 넓은 영토와 추운 기후로 인해 독특한 현지 시장 트렌드를 가지고 있다"며 "단순히 한국에서 성공한 제품을 가지고 접근하기보다는 러시아의 특성에 따라 니치마켓을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지난해 러시아 정부가 집중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우주항공,핵기술,에너지,정보기술(IT),의약 등 5개 분야 관련 중기에는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