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제유가가 미국의 원유재고 증가 소식에 하락했다. 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은 배럴당 64센트 떨어진 104.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군대가 반군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면서 내전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했다.특히 리비아의 반군 점령지역인 라스 라누프 외곽의 석유 생산시설 인근에서 일련의 대규모 폭발이 발생했다고 알려지면서 원유 수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미 에너지정보청(EIA)이 발표한 지난주 원유재고량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EIA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주 원유 재고는 250만배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예상치였던 60만배럴 증가를 크게 넘어선 규모다.

그러나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런던 국제선물거래소(ICE)에서 2.3% 상승한 배럴당 115.61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날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의 렉스 틸러슨 최고경영자(CEO)는 중동과 북아프리카지역의 정정 불안에도 불구하고 원유시장의 공급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뉴욕에서 애널리스트 미팅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유가가 2년반 전의 배럴당 145달러까지 가려면 리비아의 정정 불안보다 훨씬 더 심각한 공급차질이 빚어져야 한다” 며 “현재의 유가급등은 시장이 근본적인 수급 상황보다 리비아의 지정학적 위험만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아직까지는 수요감소 현상을 보지 못했다며 휘발유가 갤런당 4달러 선을 넘어가면 소비자들의 태도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금 4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온스당 2.40달러(0.2%) 상승한 1429.60로 거래를 마쳤다. 은 5월 인도분 가격은 1.1% 올랐지만 구리 5월 인도분 가격은 2.9% 떨어지면서 약 11주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