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산되자 미국 기업들이 원자재 비축에 나서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향신료 제조 업체인 맥코믹은 말린 마늘가루 가격이 2009년 3월 이후 3배를 넘어서고 후추 가격도 2배 이상 뛰자 최근 원재료 구매량을 크게 늘렸다.

자동차정비업체인 몬로머플러브레이크도 가격 상승을 우려해 타이어와 자동차 오일 등을 추가로 구입했다. 이 회사의 재고는 지난해 3월 이후 11%가량 증가했다. 늘어난 재고의 3분의 2는 가격상승에 대비해 미리 구매해 둔 것이다.

애리조나주 소재 소규모 운동복 업체인 앤톤스포츠의 창업주 존 앤톤은 면화값이 급등한 탓에 티셔츠 공급업체들이 6개월간 4번이나 가격 인상을 요구하자 지난달 자신의 집을 담보로 30만달러를 빌려 1년치 이상의 물량을 구매했다. 이 바람에 평소 30박스 분량이던 티셔츠 재고가 지금은 2500박스로 늘어났다. 면화가격은 지난해 92%나 폭등했고 올 들어서도 벌써 22% 올랐다.

WSJ는 일부 기업들의 선구매는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중요한 신호라고 지적했다. 인플레 기대심리가 높아지면 사람들이 구매를 늘리게 되고 이는 다시 수요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