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물가가 크게 오르며 설을 앞둔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경기지역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 소비계획을 조사한 결과,조사 대상의 70.2%가 지난해보다 악화됐다고 답변했다고 13일 발표했다.크게 악화됐다는 34.3%,약간 악화됐다는 답변은 35.9%로 집계됐으며 호전됐다는 응답은 3.3%에 그쳤다.

주부들이 체감하는 설 경기가 작년에 비해 크게 나빠지면서 지출규모도 작년에 못 미칠 것으로 나타났다.49.4%가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 답한 가운데 38.6%는 축소할 것으로 조사됐다.늘리겠다는 주부는 12%에 불과했다.지출 규모를 줄이는 이유로는 물가상승 등에 의한 실질소득 감소(41.2%)가 가장 많이 꼽혔으며,경기불안 지속(28.0%)과 가계부채 부담(23.0%)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최근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소비심리도 개선되는 모습이지만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에 비해 물가 상승 폭이 더 크게 나타나며 우려가 커진 탓”이라고 분석했다.소비확대를 위해 필요한 정부대책으로는 절반 이상인 51.5%가 물가 안정을 꼽는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에 비해 27.8%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물가안정이 시급한 품목으로는 농수산물(49.8%)이란 대답이 가장 많았으며,교육비(17.5%),가공식품(10.8%)이 다음 자리를 차지했다.지난해 이상기온 현상에 따라 농산물 가격이 급등한 것이 답변에 크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설 연휴 중 귀향계획을 묻는 질문엔 응답자의 66.0%가 귀향계획이 없다고 대답했다.이 가운데 79.2%는 연휴 동안 집에서 쉬겠다고 응답한 것으로 조사됐다.대한상의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있음에도 물가상승 등으로 인한 실질소득 감소로 체감경기는 전년보다 더 악화됐다”며 “물가 불안 해소를 통한 소비 활성화가 시급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재희 기자 joyj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