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분기별 제품 가격 조정체제를 상시 조정체제로 전환한다. 일단 내년 1분기엔 철강재값을 동결하기로 했다.

포스코는 매 분기 개시 10일 전께 정기적으로 철강재값을 발표해오던 기존 가격 조정체제 대신,내년부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한 시점에만 가격을 조정하기로 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상시 가격 조정체제를 도입한 것은 급변하고 있는 원료 및 철강 시황을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하기 위해서다. 철광석 유연탄 등 쇳물을 만드는 데 쓰이는 원료값이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데다,올 들어 원 · 달러 환율마저 출렁이면서 제품 가격을 더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국내 철강시장의 가격 왜곡현상도 가격 조정체제 변경에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동안 분기마다 포스코의 가격 발표 시점이 고정돼 있어,유통시장에서 가격 인상 또는 인하 예측에 따라 가수요(사재기)와 구매 보류 현상이 발생해 왔다.

포스코는 올초부터 분기마다 열연강판,냉연강판,후판 등 주요 철강재값을 조정,발표해 왔다. 브라질 발레,호주 BHP빌리튼 등 주요 광산업체들이 원료값을 대폭 인상하면서 연간 단위로 체결해온 공급계약을 분기별 협상체제로 바꿨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내년 1분기 내수 판매 기준가격을 동결하기로 했다. 철광석 등 철강 원료값이 8%가량 올랐지만, 원가절감 등으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국내 시장의 철강재 가격은 국제 시세보다 높다. 이에 따라 열연강판,냉연강판,후판 가격은 각각 t당 90만원,102만원,95만원으로 그대로 유지된다.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내년 1분기 철강제품 가격을 크게 조정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료값은 오르지만 제품 가격은 묶이면서 포스코를 비롯한 주요 철강업체들의 내년 상반기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