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전만해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최고 유망업체는 태양광 기업들이었다. 솔린드라,나노솔라 같은 회사들은 수억달러의 벤처투자를 유치하면서 각광을 받았다.

이들은 엄청난 자금을 투입해 최근 대규모 생산공장을 완성했다. 그러나 정작 중국 업체들의 저가공세에 밀려 생존에 위협을 받는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중국 업체들은 실리콘밸리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태양광시장의 40%를 점유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중국 정부는 이 분야에서도 낙후된 생산설비와 낮은 기술력,그리고 소규모 업체들의 난립 등으로 골치아파한다.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태양광 모듈의 주 원료인 폴리실리콘과 풍력발전 부문에서 세계 1위 생산국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10월 현재 중국이 건설 중이거나 건설 예정인 설비를 합치면 폴리실리콘의 총 생산능력은 17만7000t으로 2007년 세계생산량의 3배나 된다. 풍력발전 용량도 올해만 새로 1500만㎾ 이상이 늘어나 4000만㎾에 달할 전망이다. 중국의 풍력발전 용량은 2004~2009년까지 매년 100% 이상씩 증가해왔다.

문제는 중앙정부의 지원만 믿고 지방 정부들이 앞다퉈 풍력시장 등에 뛰어들면서 기술 수준이 낮은 싸구려 설비들이 양산된다는 점이다. 리이중 공업정보화부 부장은 "풍력과 태양광 등 신흥전략산업에서의 가장 큰 문제는 낮은 기술의 중복 설비 건설"이라며 "맹목적인 과잉투자가 자원낭비와 효율성 저하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스정룽 산더태양광전력공사 대표도 "보통 태양광 모듈 공장을 지으려면 1억~2억달러를 투자해 2년 정도 걸린다"며 "그러나 중국 기업들은 공기를 6개월로 단축해 저품질의 제품을 양산한다"고 비판했다. 태양광 기업들의 기술 수준도 낮아 관련 핵심기술은 미국 독일 일본이 거의 독점하고 있다는 것도 문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중국 정부는 폴리실리콘과 풍력발전 설비 등을 철강 시멘트 판유리 석탄화학공업과 함께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시켜 인수 · 합병(M&A)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반발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