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총재 "지원 준비중", 英 70억파운드 별도 지원계획

'켈틱 호랑이 '아일랜드가 재정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게 됐다.

아일랜드 브라이언 코웬 총리는 21일(현지 시각) 긴급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우리가 EU에 구제금융을 요청했으며 동료 회원국들이 이에 동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일랜드는 EU 회원국 가운데 지난 5월 그리스에 이어 두 번째로 구제금융을 받게 된다.

코웬 총리는 "우리는 우리가 당면한 경제문제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하며, 이를 극복하고 다시 번영할 수 있다는 우리의 능력에 대해 확신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웃 나라들이 우리에게 보여준 것처럼 우리 국민도 모두 일치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무장관 및 EU 재무장관들은 이날 공동명의의 성명을 발표해 "우리는 유로존 및 EU 동료 회원국에 금융지원을 요청한 아일랜드 정부의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통화정책을 감독하는 유럽중앙은행(ECB)도 아일랜드와 EU와의 구제금융 합의를 환영하면서 "IMF가 구제금융 자금 조달에 참여하고 유로존이 아닌 스웨덴과 영국도 아일랜드에 자금 지원을 할 의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IMF 실사팀이 지난 19일 본격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브라이언 레니한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21일 국영 RTE 방송과 인터뷰에서 "아일랜드 정부는 ECB와 IMF 등에 구제금융을 요청할 것"이라며 IMF에 대한 구제금융 요청 계획을 확인했다.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워싱턴에서 성명을 통해 "IMF는 아일랜드에 대해 수년간의 자금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에 IMF가 참여한다는 계획을 명확히 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발표한 성명에 따르면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은 EU 공동체 예산에서 재정위기 회원국에 신속히 지원되는 유럽재정안정메커니즘(EFSM)과 특수목적법인이 금융시장에서 채권을 발행, 조성하는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이 병행, 활용된다.

여기에 아일랜드가 다른 회원국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여 별도의 차관을 받을 수 있는데 영국과 스웨덴이 이미 아일랜드에 양자 차관을 제공 의사를 내비쳤다고 EU 재무장관들은 밝혔다.

EU 재무장관들은 그러면서 아일랜드에 대한 구제금융은 EU 집행위원회,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 전문가팀과 아일랜드 정부 사이에 협상이 이뤄질 '강력한' 재정건전성 회복 정책을 조건으로 한다고 강조했다.

아일랜드 정부는 구제금융을 받으면서 재정적자를 2014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줄이는 강도높은 긴축재정을 추진하게 된다.

성명은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요청이 이미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과 EU 재무장관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승인됐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았으나 이반 미클로스 재무장관은 유로그룹이 이미 이를 승인했다고 말했다고 뉴스통신 로이터가 전했다.

아일랜드에 대한 EU+IMF 구제금융 규모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는 가운데 1천억유로 미만이 될 것이란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와 아일랜드 현지 언론매체들은 구제금융 규모가 77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전했다.

EU 이사회 순번의장국을 맡은 벨기에의 디디에 레인데르스 재무장관은 구제금융이 1천억 유로 미만이 될 것이라고 밝혔고 브라이언 레니한 아일랜드 재무장관 역시 1천억 유로까지는 되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레니한 장관은 유로존 국가 외에 다른 국가들로부터도 추가적인 양자 금융지원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역시 70억파운드에 달하는 긴급 자금을 아일랜드에 지원할 계획이다.

BBC 방송은 영국이 아일랜드의 재정위기를 지원하기 위해 70억파운드의 자금지원을 준비 중이라면서 '위기에 빠진 친구'를 구원하기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올리 렌 EU 경제ㆍ통화정책 담당 집행위원은 아일랜드 정부의 구제금융 요청을 환영한다면서 집행위, ECB, IMF 전문가팀이 이달 말까지 대(對) 아일랜드 구제금융 패키지의 세부 사항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일랜드는 재정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재정적자 감축 계획을 24일 발표할 계획이다.

메리 하나핀 아일랜드 관광장관은 RTE에 "아일랜드는 2014년까지 적자폭을 150억유로 가량 줄이는 내용의 적자 감축 계획을 24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아일랜드 정부가 21일 내각회의를 열어 4개년 재정적자 감축계획을 확정해 23일 발표할 것이란 전망보다는 다소 늦춰진 것이다.

(런던 브뤼셀연합뉴스) 이성한 김영묵 특파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