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페루가 15일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했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마르틴 페레스 페루 통상관광부 장관은 이날 청와대에서 양국 정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난 8월31일 타결한 한 · 페루 FTA에 대한 서명식을 가졌다. 이로써 한국은 여덟 번째 FTA를 체결하게 됐으며 체결대상국도 45개국으로 늘었다.

◆페루 "한국 은행들 진출해 달라"

한 · 페루 FTA는 2004년 칠레에 이어 남미대륙에서 두 번째로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자동차 TV 등 모든 공산품에 부과되는 관세는 앞으로 10년 이내에 철폐돼 양국 간 교역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는 한국의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관세(현행 관세 9%)를 3000㏄ 이상은 협정 발효 뒤 즉시 철폐하기로 했다. 1500~3000㏄ 중형차는 5년 내,기타 승용차는 10년 내에 단계적으로 관세를 없앤다. 컬러TV(9%)도 협정 발효와 함께 관세가 사라지고,세탁기(17%)와 냉장고(17%)는 각각 4년,10년 내에 관세가 없어진다.

양국 간 FTA가 발효되면 페루의 공산품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경쟁국인 일본이 아직 FTA 체결도 못하고 있으며,한국에 앞서 FTA를 체결한 중국은 관세 철폐기한이 자동차 10년,TV는 5년으로 한국에 비해 불리하다. 또 한 · 페루 FTA는 지금까지 한국이 타결한 FTA 가운데 최초로 에너지 · 자원 협력을 명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국은 원유 가스 광물자원의 탐사 개발 생산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해 한국 기업들이 광업분야에서 페루 진출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국은 이날 협정문에 대한 확인작업인 가서명을 거쳐 내년 1분기에 정식 서명할 예정이다.

특히 알란 가르시아 대통령은 페루의 금융시스템이 안전하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의 주요 은행들과 수산업체들의 페루 진출을 요청했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 기업들이 페루에 진출하려면 이중과세 방지 협정이 조속히 체결돼야 한다"고 했으며 가르시아 대통령은 "귀국하면 의회 차원에서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1년 사이 두번 방한

두 정상은 '그랑 아미고'(gran amigo · 스페인어로 위대한 친구) 사이로 불린다. 이 대통령과 가르시아 대통령 간 정상회담은 2008년 11월과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방한했다. 지난해엔 정상회담을 가진 후 서울 삼청각에서 이 대통령과 2시간여 동안 만찬을 함께 하며 베사메무초를 비롯한 가요를 함께 부르기도 했다. 두 정상은 이날 만찬에서도 페루의 전통술(피스코사와)로 건배하며 우의를 다졌다.

홍영식/서기열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