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업체 닌텐도는 올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20억1000만엔(약 270억원)의 적자를 냈다. 분기적자는 7년 만에 처음이었다. 대표 상품인 '위(Wii)'와 '닌텐도DS'의 매출이 감소한 탓도 있지만 엔고에 따른 막대한 환차손도 영향을 미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 기간 1192개의 일본 상장기업 중 536개 기업이 환차손을 입었는데 닌텐도가 621억엔(8350억원)으로 환차손 규모가 가장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닌텐도가 유독 엔고 타격을 크게 입은 이유는 현금의 상당 부분을 외화로 보유하는 독특한 환정책 때문이라고 11일 보도했다. 닌텐도는 9월 말 현재 74억달러의 외화 현금을 갖고 있다. 이는 전체 현금보유액의 70%에 달한다. 닌텐도는 해외에서 매출이 발생하면 이를 엔화로 바꾸지 않고 외화로 보유한다. 닌텐도 전체 매출 중 해외 비중은 80% 이상이다. 닌텐도도 일부 환위험 헤지를 한다. 그러나 다른 기업들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닌텐도는 다른 나라 금리 수준이 일본보다 높고 환전에 따른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장기적으론 다른 나라 통화가치가 오를 것이란 닌텐도의 전망을 반영한다는 해석도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