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정상회의라 불리는 G20 비즈니스 서밋(B20)에 참석한 전 세계 120명의 주요 기업 CEO들 가운데는 유난히 '하버드' 대학교와 인연이 깊은 사람들이 많다.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기업의 회장들이 저마다 하버드에서 석, 박사를 받았거나 수학한 경험이 있어 글로벌 리더의 산실 하버드의 명성을 실감케 한다.

그런가하면 한국 기업 총수들은 경영활동 외에 국내외 스포츠 유관 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국 스탠다드 차타드 그룹 피터 샌즈 CEO는 옥스퍼드 대학 졸업 후 하버드 대학에서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중국의 세계적인 종합유통회사 리&펑 그룹의 빅터 펑 회장은 하버드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이곳에서 4년 간 교수로 재직하기도 했다.

미국 최고의 사모펀드 그룹 블랙스톤의 스테판 슈워츠먼 회장과 블랙베리 스마트폰 제조사인 캐나다 리서치 인 모션의 짐 발실리 CEO는 각각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을 나왔다. 슈워츠먼 회장은 현재 비즈니스 스쿨의 학장 고문을 맡고 있기도 하다.

세계 광업 산업의 선두업체인 영국 앵글로 아메리칸의 신시아 캐롤 CEO도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경영학석사)를 취득했다. 앵글로 아메리칸은 런던 증권 거래소 FTSE 100지수 상위 20위권 내에 있는 기업이다.

신일본제철을 이끌고 있는 아키오 미무라 회장은 동경대에서 경제학 학사 과정을 마친 뒤 하버드 대학교 MBA를 취득했다. 이밖에 미국 비자그룹의 마리 엘런 리치 기업위기관리최고책임자, 터키 투자회사 도구스 그룹의 페릿 사헨트 회장 등이 하버드 대학 출신으로 알려졌다.

총수들 외에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 세계경제포럼(WEF) 총재인 클라우스 슈왑은 하버드 기계공학과 경제학 박사학위를, 국제상공회의소 라자 굽타 회장은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 MBA과정을 이수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한국 주요 기업 총수들은 각종 스포츠 단체에서 직함을 갖고 있다.

이 회장은 대한체육회 상임위원과 명예위원장으로 재직했고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으로 선임돼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다.

이 회장은 비즈니스 서밋 개막총회에 참석한 뒤에도 곧바로 아시안게임이 열리고 있는 중국 광저우로 날아가 스포츠 외교를 펼칠 예정이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은 한국 및 아시아 양궁협회 회장을 맡고 있고, 김승연 한화 회장은 아시아 스포츠 협회 명예대표를 맡아 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대한핸드볼협회 23대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은 2001년 한국기원 이사장을 맡아 바둑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편 이번 B20에 참석한 CEO들 중에는 다소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들도 눈에 띈다.

베트남 석유가스구룹의 딘 라 탕 회장은 한 때 건설 회사 수석 회계사로 근무하다 지방 정당위원회 사무차장을 맡기도 했다. 이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베트남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도 베트남공산당 중앙위원회 회원을 맡고 있다.

한국의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은 1978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대학교 외과의와 병원장을 지낸 의사 출신 경영자다. 그는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고 하버드 의과대학에서 전임의로 재직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