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200억 집중대출…박해춘 형제 소환시기 저울질
C&라인 70억 착복단서 확보…임회장 고강도 추궁

1천억원대의 사기대출과 계열사 부당지원 혐의로 C&그룹 임병석(49) 회장을 구속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김홍일 검사장)가 수사의 칼끝을 C&그룹에 대한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의혹'을 향해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검찰은 25일 우리은행이 C&그룹에 제공한 2천200억원대의 대출이 박해춘(62) 전 우리은행장과 그의 동생인 박택춘(60)씨가 은행장과 C&중공업 사장으로 각각 재직할 때 집중적으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대출 경위를 파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또 2007~08년 자금회수가 어려운 C&라인에 그룹 계열사들을 통해 편법지원한 400억여원의 사용처가 불분명한 점을 밝혀내고 C&라인이 임 회장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됐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중이다.

이날 검찰은 구속된 임 회장을 이틀만에 다시 불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금융권에서 1조3천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한 경위를 집중 조사하는 한편 C&그룹에서 자금관리를 맡았던 임ㆍ직원과 은행 관계자 등 5~6명도 참고인으로 재소환했다.

특히 검찰은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이 C&그룹에 지원한 2천274억원의 대출자금 대부분이 박 전 행장의 동생 박택춘씨가 C&중공업 사장으로 전격 발탁된 이후인 2007~08년에 제공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C&그룹이 거액을 대출받기 위해 두 사람의 특수관계를 동원한 것이 아닌지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검찰은 불법 대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박씨 형제 등 관련자들을 소환조사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계열사인 C&중공업과 신우조선해양이 담보 없이 C&라인에 지원한 107억원과 180억원, C&우방이 빌려준 113억9천만원의 용처가 확실치 않음에 따라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착복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그의 횡령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중이다.

검찰은 C&라인에서 증발된 400억원 중 75억원을 임 회장이 개인적으로 챙긴 단서를 이미 확보하고 이날 조사에서 강도높게 추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검찰은 C&우방이 시공하다 중단한 2천억원 규모의 C&백화점 공사와 관련해 조직적인 횡령이 있었다는 피해자 제보의 사실관계도 따져보고 있다.

우병우 중수부 수사기획관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수사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회사들을 인수한 뒤 고의로 상장폐지해 국민과 주주에게 피해를 주고 은행에도 부실을 안긴 기업에 대한 것으로, 로비 의혹이 목표는 아니지만 수사 과정에서 확인되면 할 것"이라며 금융권 이후에는 정관계가 수사 대상이 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웅 전성훈 나확진 기자 abullapia@yna.co.kr cielo78@yna.co.kr ra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