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아산시의 디바이스이엔지(대표 최봉진)는 최근 한층 업그레이드된 '반도체 스핀에처(spin-etcher)용 대용량 케미컬 서플라이(chemical supply) 양산화 장치'를 개발했다.

회사 측은 올해 이 장비 매출이 지난해보다 300% 급증한 1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장치는 '스핀에처'라는 반도체검사 메인장비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게 해주는 시스템.회사 매출 증대의 일등공신이기도 하지만 주 거래처인 세메스와 삼성전자의 메인장비가 세계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게끔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성과는 '천안농공 미니클러스터(미클)'의 도움으로 이뤄냈다. 지난해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생산기술사업화지원사업 현장맞춤형기술개발 부문의 지원을 받아 자금문제를 해결했다. 총 4억~5억원이 소요되는 개발자금이 중소업체에는 큰 부담이었지만,이 가운데 1억1500만원을 산단공이 지원해 준 것.

최종태 산단공 충청권본부장은 "디바이스이엔지는 산 · 학 · 연 공동 연구개발(R&D)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최첨단 사업의 수입대체를 이뤄내는 성과를 거뒀다"며 "미클 활동이 향후 반도체 분야 기술 개발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천안농공 미클은 기업 애로를 찾아내 신속하게 해결해 주고,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확보해 회원기업들을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다각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 현재 65개 기업과 대학 및 연구소,지원기관을 합해 모두 72개 회원이 소속돼 있다.

니켈합금인 퍼말로이(permalloy)와 전기전자산업의 핵심부품인 센서용 코어(core)를 생산하는 비전테크놀러지(대표 황영일)도 천안농공 미클이 육성해 낸 대표기업이다. 이 회사도 총 연구개발비 1억원 가운데 7500만원을 지원받아 최근 전기자동차 상용화 등으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신소재인 '나노결정 연자성체 미세합금 코어'를 개발했다.

이미 R&D를 끝내고 최종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이 제품은 내년에 본격 양산을 시작하면 첫해 매출이 10억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전망이다. 특히 나노합금 세계시장 규모가 연간 30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자동차,항공은 물론 의료,태양광,풍력 등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해 R&D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천안 · 아산=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