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노조 대의원 선거가 확연히 달라졌다. 6일 치러진 현대차 5대 사업부 노조대표(9명)와 대의원(470명) 선거는 강성노조 계파 간 선명성 대결의 장으로 전락했던 과거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10여개의 노조 현장조직이 근무시간에 관계 없이 선거구마다 떼지어 다녔던 유세풍경이 완전히 사라졌다. 대의원 후보로 나온 울산공장 한 조합원은 "과거 대의원 선거 때처럼 업무는 뒷전으로 둔 채 강성투쟁 구호를 외치며 유세하다가는 떨어지고 만다는 분위기가 현장에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조직들이 이렇게 조합원의 시선을 의식하며 몸을 낮추게 된 데는 이경훈 노조 지부장의 역할이 컸다. 중도 실리노선의 이 지부장은 최근 노조 소식지에 "이런 대의원 절대 뽑지 말아야 한다"며 5가지 유형을 공개,조합원들의 호응을 얻었다. 이 지부장은 먼저 365일 장갑도 한번 끼지 않고 평소 현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대의원 선거 기간만 되면 열심히 일하겠다며 표를 달라고 호소하는 후보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조합원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선전 · 선동을 일삼거나 도박을 하거나,자기 생활이 문란한 후보도 당선돼선 안 되는 후보로 열거했다.

조합원들은 노조 게시판에 이 지부장의 글에 공감하는 댓글을 잇따라 올리고 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