깎두기 등으로 대체..일부 대기업들은 배추구입비 지원 검토

배추값 폭등 여파로 경남지역 기업체들의 사내식당과 학교 급식소 들도 '김치 파동'을 겪고 있다.

1일 기업체와 학교 급식소 등에 따르면 배추값 폭등으로 인해 직영 또는 위탁운영하는 기업체 사내 식당과 학교 급식소 등지에서 배추김치 공급이 중단되거나 축소되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창원에 본사를 둔 두산중공업의 경우 하루 5천여명이 이용하는 사내식당에서 800여㎏의 배추김치를 내놓고 있지만 김치공급업체가 지난달 29일부터 배추 수급을 못하면서 임시휴업에 들어가 김치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두산중공업 사내식당 김방희(38.여) 영양사는 "김치 수급 자체가 안되는 상황이라 사내식당에 이번주까지만 배추김치를 내놓고 다음주부터는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 열무김치 등 김치 대체품목으로 식단을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사정은 STX조선해양도 마찬가지다.

최근 2~3일 사이 배추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김치납품업체가 한때 김치 공급량을 줄이고 깍두기로 대체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STX조선해양은 김치납품업체로부터 정상화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으나 이 업체가 배추 구입에 단가 부담을 느낄 경우 회사에서 지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STX조선해양에서는 하루 1만4천여명의 근로자 700~1천㎏의 김치를 소비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2천500~3천여명의 직원을 위해 사내식당 3곳을 직영 또는 위탁운영하는 현대위아에서도 최근 2~3일 사이 사내식당에서 배추 김치를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배추 김치 대신 깍두기와 섞박지, 열무김치 등이 식단에 오르고 있는 실정이다.

현대위아는 김치 공급단가를 회사에서 추가로 부담하더라도 김치를 정상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S&T중공업과 LG전자 창원공장 등의 사내식당에서도 하루에 200~500㎏의 김치를 소비하고 있으나 배추공급 중단을 우려해 깍두기, 섞박지, 무생채 등 배추김치를 대체할 수 있는 김치류를 공급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거제지역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업체들은 하루 3만여명이 3t가량의 김치를 소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배추김치 공급 중단 등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배추파동이 지속될 경우 회사에서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치난은 학교 급식소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성군 중앙고등학교의 경우 배추값 폭등 여파로 지난달 30일 식단에 배추김치 대신 깍두기를 학생들에게 제공했다.

기숙형 학교인 중앙고는 하루 1천100명정도가 60~70㎏의 김치를 소비하고 있으나 당분간 깍두기가 배추김치를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학교 급식소의 김치난은 학생수가 많은 학교를 중심으로 비슷한 현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고 급식 관계자는 "김치는 한달 단위로 입찰하는데 다음 입찰에서는 김치납품업체가 공급가격을 높일 가능성이 많다.

"며 "배추 뿐 아니라 야채도 비싸 겉절이도 못하는 형편이라 깍두기를 대체 김치로 내놓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b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