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중국산 물량확보 '비상'..'김치전쟁'

배추값이 폭등하면서 가격이 싼 중국산 김치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수입 주문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이마저도 구하기가 쉽지 않다.

1일 인천지역 수입김치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작황이 나빴던 국내산 배추 가격이 최근 kg당 1만원 이상까지 치솟으면서 상대적으로 값이 싼 중국산 김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유통되는 중국산 김치는 산둥성(山東省) 지역에 밀집한 김치 제조공장에서 90% 이상이 생산되며, 대부분 인천항을 통해 수입되고 있다.

추석 전만 해도 10㎏당 1만1천~1만3천원에 판매되던 중국산 김치는 국내산 김치의 대체재로 주목받으며 10kg당 1만5천원 가량으로 가격이 올랐다.

인천시 남구의 한 수입김치 판매업체 관계자는 요즘 같은 분위기를 '김치전쟁'이라고 표현했다.

이 업체 강모(49) 대표는 "중국산 김치 공급은 한정돼 있는데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원하는 만큼의 김치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회사에서는 1일 평균 10㎏ 짜리 50~100상자를 소비했는데 추석 직후 주문량이 3~4배 가량 늘었다"며 "인천지역 수입업체로부터 김치를 구하지 못해 평택항 인근까지 가서 김치를 구해오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인천시 중구의 한 김치수입ㆍ유통업체 관계자는 "주문량은 1.5~2배로 늘었으나 필요한 양의 절반 정도밖에 구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문량을 늘리려면 적어도 2주의 시간이 필요한데 수입김치 수요가 늘면서 중국 현지에서도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개인은 물론 일반식당, 급식업체 등에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물량이 모자라 기존 거래처 위주로만 납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인천항으로 수입한 중국산 김치와 국내산 김치를 동시 판매하고 있는 또 다른 업체 역시 추석 이후 중국산 김치가 국내산 김치에 비해 배 가량 많이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업체 관계자는 "김치 수입량은 예전과 큰 차이가 없는데 물량 확보가 쉽지 않아 주문 100건이 들어오면 50건을 먼저 납품하고 추가 물량을 확보한 뒤 나머지 50건을 처리할 정도"라고 밝혔다.

(인천연합뉴스) 최정인 기자 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