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가동 힘들고 일부 관공서 급식 김치 사라져

배추 1포기 소매시세가 1만원을 훌쩍 넘어선 가운데 경기도내 김치공장들이 배추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울상을 짓고 있다.

경기도 수원농산물 도매시장에 따르면 28일 이곳에서 판매된 배추는 3만4천206 포기로, 지난 1일(4만3천259포기)보다 1만포기 이상 줄었지만 가격은 5천737만5천850원으로 이달 초(3천119만2천420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특1등 배추 10kg 경매가격은 7천897원으로 이달 초(2천300원)보다 3배 이상 올랐고, 고랭지 배추 8kg 경매가도 1만966원으로 지난 1일 6천98원에 비해 4천원 넘게 올랐다.

이처럼 배추 가격은 오르고 물량은 줄면서 도내 일부 김치공장은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하기조차 어려워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화성시 소재 한 김치공장은 현재 공장 가동률이 예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 공장 관계자는 "주로 대기업 단체급식용 김치를 납품하는데 배추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지인을 통해 배추를 확보하곤 있지만 공장 조업률이 2분의 1로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배추값이 너무 올라 할 수 없이 김치 거래가도 100% 인상했다"며 "거래처들도 우리 형편을 이해해 가격 인상을 받아들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김치공장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수원시 한 김치공장 관계자는 "담당자들이 새벽부터 경매시장에 나가 배추 물량을 확보하고지만 여의치 않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양평군 소재 또 다른 김치공장은 "배추를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 자체가 어렵다"면서 "특히 우리 공장은 유기농 배추만을 취급해 상황이 더욱 어렵다"고 한숨만 내쉬었다.

일부 공장은 배추값 폭등과 물량 부족으로 김치 거래를 깍두기로 대체하기도 했다.

화성시 김치공장 관계자는 "무 가격도 5배 이상 올랐지만 김치만으로는 평소 거래물량을 채울 수가 없어 부득이하게 깍두기를 함께 납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내 일부 관공서에서는 급식 메뉴에 김치가 빠지기도 했다.

수원지방법원에서 근무하는 한 직원은 "급식에 늘 김치가 빠지지 않았는데 28일 처음으로 김치 대신 다른 채소가 나와 '금(金)치'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도 농산유통과 관계자는 "올해 한파와 잦은 호우, 태풍 등 기상요인으로 배추 작황이 매우 안 좋다"며 한동안 '배추 대란'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원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