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코리아 '롤 모델'로 부상..신임 일본법인장도 한국서 교육

독일 명품가전 밀레의 한국법인인 밀레코리아가 법인설립 5년 만에 독일 본사의 '롤 모델(Role Model)'로 부상해 주목받고 있다.

29일 밀레코리아에 따르면 독일 본사의 마르쿠스 밀레 회장은 최근 새로 영입한 프랑스 출신 일본법인장에 "밀레 해외법인의 성공모델인 한국을 배우라"며 5일간 한국법인에서 교육받은 뒤 일본에서의 업무에 임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달 30일까지 일정으로 밀레코리아 안규문 사장과 주요 임원들은 신임 일본법인장을 상대로 밀레코리아가 한국시장에서 도입해 성공을 거둔 마케팅 노하우 등을 가르치고 있다.

밀레코리아가 이처럼 독일 본사의 주목을 받는 것은 밀레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도입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와 주요 건설사를 상대로 추진한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이다.

2005년 법인 설립 직후 안 사장은 독일 본사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를 제안했으나 본사 담당자는 "전례도 없거니와 밀레 같은 명품가전은 인터넷에서 팔리지 않는다"며 반대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안 사장은 인터넷 인프라가 발달한 한국 시장의 특수성과 성장가능성 등을 설득한 끝에 겨우 본사의 허락을 얻어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인터넷 판매가 중심인 일반영업(Retail Business) 부문의 매출은 2008년을 제외하면 매년 20~30%대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금은 한국시장에서의 성공에 자극받은 본사 임원들이 싱가포르와 홍콩 등 다른 해외법인에도 "한국의 사례를 배우라"고 주문, 인터넷을 통한 판매가 다른 해외법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고 밀레코리아는 전했다.

타워팰리스와 아이파크 같은 고급 주상복합 단지에 건설 시점부터 '빌트인(Built-in)' 방식으로 참여하는 B2B 사업도 처음에는 유사 사례를 본 적이 없었던 본사 관계자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주요 건설사와 손잡은 밀레코리아의 B2B 사업모델이 큰 성공을 거두면서 국내에서 밀레라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가 나타나자 밀레 회장을 비롯한 본사 임원들이 직접 한국을 방문, B2B 마케팅 현장을 둘러보기도 했다.

밀레코리아 관계자는 "기존 상식을 뛰어넘는 한국 시장에서의 놀라운 성공에 독일 본사 관계자들이 크게 고무된 상태"라며 "밀레코리아가 독일 본사를 비롯한 여타 해외법인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