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는 사장 직무대행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연기한다고 27일 발표했다. 신한금융은 직무정지된 신상훈 사장의 직무대행을 선임하기 위한 이사회를 28일 개최할 예정이었다.

신한금융은 "후보자 일부가 고사하고 있는데다 사외이사들이 모두 공감할 수 있는 후보를 찾을 수 있도록 후보 대상자의 폭을 넓히고 좀 더 충분한 시간을 갖고 조율하자는 의견을 제시함에 따라 이사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위성호 신한금융 부사장은 "이사들이 단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상황에 따라 이사회가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은 사장 직무대행 선임을 사실상 신 사장을 해임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직무대행 선임안 상정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이들은 지난 24일 모임을 갖고 사장 직무대행 선임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모아 전성빈 이사회 의장(서강대 교수)에게 전달했다.

사장대행 후보로 거론되던 일부 인사들이 고사한 것도 이사회 연기의 한 원인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신한금융은 사장 직무대행으로 외부 인사를 원했다. 내분 사태를 수습할 과도기적 경영자로 중립적이고 사회적 명망이 있는 인물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혹시 있을지도 모를 정부로부터의 외압을 차단하는 효과도 염두에 뒀다. 하지만 후보자들이 사장 대행직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라응찬 신한금융 회장이 당분간 사장 직무대행을 겸임하게 됐다. 적임자 물색이 지연되면 검찰이 신 사장 기소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현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쯤까지 신한은행 내부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일부 지점의 창구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 인터넷 뱅킹과 자동화기기 업무 등은 정상 가동됐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