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15일 폭등세 속에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세계 경기 회복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금시장에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미국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금값은 전일대비 21.6달러(2%) 상승한 온스당 1271.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귀금속시장(LBMA)에서도 금 현물은 온스당 1265달러로 급등해 지난 6월 28일 종전 최고가(1261달러)를 넘어섰다.

◆ 달러 약세-저금리 현상으로 안전자산 금으로
이같은 금값 급등은 달러화 약세와 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4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 부양을 위해 1조 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할 것으로 전망되며 채권금리가 떨어지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유로화대비 달러화는 1.299달러로 전일대비 0.9% 가치하락했다. 달러화대비 엔화가치는 82엔대까지 치솟았다.

또한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대해 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심하지는 않지만 달러 가치하락, 금리 인하, 인플레이션 우려 심리로 딱히 움직일 곳이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경기 둔화 전망도 금값 상승에 일조했다. 유럽연합(EU)의 통계기관 유로스타트는 유로존의 7월 산업생산이 전년동월대비 7.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8%)보다 낮은 수준이다.

◆ 국제 금값, 1400달러대까지 가지 않을 것
국제 금시세가 다시 사상 최고치로 치솟자 시장 참가자들은 금값이 어디까지 오를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독일의 최대 자산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10일 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으로 4·4분기 금값이 1400달러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성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금값은 유가, 상품가에 비해 고평가돼 있다. 금값 급등은 달러 약세, 저금리 기조로 나타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금값은 과거 장기적인 추세에 비춰 볼 때도 적정선에서 벗어나 있다.

이에 따라 신 애널리스트는 "금값이 예전처럼 900달러대로 폭락하진 않겠지만 시장에서 나오는 전망처럼 1400달러대까지 치솟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국내 금값, 달러환율 덕에 지금 시세 유지할 듯
신성인 애널리스트는 국내 금값이 현재와 같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제 금시세가 큰 폭으로 올랐지만 국내 금값은 달러화 환율을 같이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신 애널리스트는 "최근 달러화대비 원화 가치가 상승세를 유지해 국내 금시세는 국제시세와 같이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