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가 폭등은 가난한 나라에는 형벌이나 다름없다. 2008년 애그플레이션 당시 아이티와 마다가스카르 등에서 분노한 민심에 의해 정권이 교체된 사례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올해도 2년 전의 악몽이 재연될 조짐이다. 아프리카 빈국 중 한 곳인 모잠비크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물가 상승에 불만을 품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적어도 7명이 사망하는 유혈 사태가 발생했다고 외신들이 3일 보도했다.

시위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한 시민 수천명이 수도 마푸토 중심가를 점거한 채 타이어에 불을 지르고 차량에 돌을 던지는 등 폭동 양상으로 번졌다. 또 성난 시위대 일부가 상점의 물건을 약탈하는 등 한동안 마푸토 거리는 극도의 혼란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AP통신에 따르면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공포탄과 고무탄을 무차별 발사하며 강제 해산을 시도했다. 시위가 격렬해지자 실탄까지 쏘는 바람에 많은 희생자들이 발생했다. 하교하던 6살 소녀 등 어린이 2명을 포함,모두 7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상자가 280여명까지 불어나자 분노한 시민들이 시위대에 가담해 사태가 더 커지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모잠비크에서는 극심한 가뭄으로 최근 빵값이 30%나 상승한 것을 비롯 전반적인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른 데다 전기와 수도 등 공공요금이 두 자릿수 단위로 인상돼 민심이 동요돼 왔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