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페루와의 협상 타결을 계기로 FTA 체결국을 계속 늘려나갈 방침이다. 호주와 콜롬비아가 올해 안에 FTA 협상 타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도 FTA 협상 개시를 위한 사전 협의를 9월 중 열 계획이다. 이미 협상을 타결한 한 · 미 FTA와 한 · EU FTA는 연내 발효를 목표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호주는 한국과의 교역량이 연간 200억달러 규모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호주가 FTA 협상에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며 "하지만 호주 총선 이후 과반 의석을 확보한 정당이 나오지 않아 정부 구성이 미뤄지고 있어 FTA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호주는 FTA를 통해 쇠고기를 포함한 한국의 농산물 시장 개방 수준을 미국 EU와 동등하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호주가 미국 EU에 비해 경제 규모가 크지 않아 동등한 수준으로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콜롬비아는 일부 쟁점 사항을 남겨둔 상태다. 이달 협상이 예정돼 있다. 콜롬비아는 농산물 수출을 늘리기를 원하고,한국은 자동차 전자제품 등 공산품 수출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 · 중 FTA는 산 · 관 · 학 공동연구를 마쳤고 농산물 등 민감성 품목에 대한 사전 협의를 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추석 이후 9월 중으로 양국 대표가 만나 이 문제를 협의할 것"이라며 "올해 최소 두 차례 만나 의견을 조율하고 여론 수렴도 해야 협상을 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 중 · 일 3국 간 FTA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산 · 관 · 학 공동연구 제2차 회의가 1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아직은 3국이 FTA의 득실을 따지는 초기 단계다.

협상이 타결됐으나 발효되지 않고 있는 FTA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 · 미 FTA는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발효 의지를 밝힌 뒤 양국 통상장관이 실무협의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내년 초 발효가 점쳐지고 있지만 쇠고기 자동차 등 민감한 부분에 미국이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 · EU FTA는 최근 EU가 22개 회원국 언어로 번역된 협정문의 법적 합치성 검토를 완료함에 따라 오는 10일 EU 이사회에서 한 · EU FTA를 안건으로 상정,승인하는 절차가 예정돼 있다. 한 · EU FTA가 발효되면 전체 교역에서 FTA가 차지하는 비중은 25.3%,한 · 미 FTA까지 발효되면 35.2%로 높아질 전망이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