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은 5명의 신임 부행장을 임명하고 7명의 부행장을 퇴임시키는 대대적인 임원인사를 3일 단행했다. 또 상품그룹 등 3개 그룹을 폐지하고 신탁 · 연금본부 등 6개 본부와 9개 부서를 축소하는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KB금융지주도 2명의 부사장을 영입하고 2명의 부사장을 퇴임시켰다고 발표했다. KB금융은 조만간 8개 계열사 사장단에 대한 인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은행 부행장엔 옛 주택은행 출신 중용

국민은행에서 새로 부행장으로 승진한 사람은 현직 본부장 2명,전직 본부장 2명,계열사 부사장 1명이다. 허세녕 성남영업지원본부장(54)은 마케팅지원그룹 부행장으로,유석흥 IT개발본부장(53)은 IT그룹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퇴임했던 김한옥 전 중동기업영업지원본부장(56)은 기업금융그룹 부행장으로,박인병 전 서부산영업지원본부장(55)은 신탁 · 연금그룹 부행장으로 컴백했다. 국민은행에서 본부장을 지낸 김재곤 KB투자증권 부사장(55)은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으로 임명됐다.

최행현 신용카드사업그룹 부행장,이경학 여신심사그룹 부행장,석용수 HR그룹 부행장은 유임됐다. 김옥찬 재무관리그룹 부행장은 신설된 경영관리그룹 부행장으로,황태성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은 개인영업그룹 부행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

부임 후 2년 정도 지난 부행장들은 모두 퇴임했다. 최기의 박찬본 심부환 손영환 문일수 심형구 김흥운 부행장 등이 물러났다. 최기의 부행장은 KB카드 설립 추진단장(부사장 대우)으로 임명됐다. 최 단장은 내년 초 KB카드가 분사하면 대표이사를 맡게 된다.

이로써 국민은행 부행장은 종전 13명에서 10명으로 줄었다. 옛 국민은행 출신이 4명(이경학 김옥찬 황태성 유석흥 부행장)이고 옛 주택은행 출신이 5명(석용수 허세녕 김재곤 김한옥 박인병 부행장)이다. 최행현 부행장은 옛 국민카드 출신이다. 새로 부행장이 된 5명 중 4명이 옛 주택은행 출신이다. 은행을 떠났다가 부행장으로 복귀한 김재곤 김한옥 박인병 부행장은 모두 옛 주택은행에서 은행생활을 시작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취임 직후 "임원인사에서 옛 주택은행 출신을 배려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차원에서 주택은행 출신을 찾다보니 퇴임한 본부장들이 대거 부행장으로 선임됐다는 후문이다.

국민은행은 4일 본부장 인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조직 축소로 승진인사는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인사적체가 누적돼 직원들의 불만을 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주사 부사장은 모두 외부 영입

KB금융지주에서는 윤종규 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최고재무책임자(CFO · 55 · 부사장)로 임명됐다. 김왕기 전 국무총리 공보실장은 그룹 브랜드 및 기업이미지 제고를 위해 신설되는 최고 PR책임자(CPRO · 55 · 부사장)로 선임됐다. 그룹변화혁신 TF팀장을 맡고 있는 박동창 부사장은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임한다. 최인규 신현갑 부사장은 퇴임했다. 부사장급인 이민호 준법감시인은 유임됐다.

국민은행 조직은 종전 13그룹 20본부 66부 2실에서 10그룹 14본부 57부 2실로 재편됐다. 생산성 및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복기능을 통 · 폐합하고 의사결정 단계를 축소했다는 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전략그룹과 재무관리그룹은 경영관리그룹으로 통합됐다. 상품그룹은 폐지됐다. 자금시장그룹은 자금시장본부로 격하됐다.

국민은행은 대기업 및 기관고객 영업 활성화를 위한 전담 조직으로 대기업 · 기관 고객본부를 만들었다. 그룹 차원의 전략 · 연구 기능을 집중시키기 위해 연구소 기능은 지주사로 이관했다. 연구소는 분사돼 지주사 차원의 장기적인 전략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