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이 1세기 만에 처음으로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 자리에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최신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석유 22억5200만t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소비,21억7000만t을 쓴 미국을 4%가량 앞질렀다. 여기엔 원유뿐 아니라 원자력 석탄 천연가스는 물론, 수력발전 전기와 같은 재생 에너지 사용량도 포함된다.

중국이 에너지 소비량에서 미국을 제친 것은 약 1세기 만에 처음이다. 미국은 1900년대 초반부터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 자리를 유지해왔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의 전체 에너지 소비량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에너지 소비가 많이 늘어난 반면,미국은 경기침체와 에너지 효율 증가의 영향으로 에너지 사용이 줄면서 두 나라의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파티 비롤 IEA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을 누르고 세계 최대의 에너지 소비국이 됐다는 것은 전 세계 에너지의 역사에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음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기침체 이전엔 중국이 5년 안에 에너지 소비량에서 미국을 앞설 것으로 전망됐지만, 미국의 경기 부진과 에너지 효율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그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화력발전이 대부분인 중국은 이미 2007년 이산화탄소와 여타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미국을 앞질렀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