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이며, 재산은 상속대상이 아니라 노후를 위한 수단이다. '

새로운 세대가 출현했다. 이들은 60세가 돼도 여전히 팔팔하다. 경제력도 있다.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시작하고 싶다. 자식에게 얹혀사는 뒷방 늙은이는 되고 싶지 않다. 돈은 쓸 만큼 쓰고 재산은 스스로의 노후를 위해 쓰고 싶어 한다. 돈을 벌어도 최대한 아껴 쓰고,모은 재산을 자식에게 물려주겠다던 예전 어른들과는 생각 자체가 다르다.

신한은행은 16일 이런 세대를 '뉴시니어세대'라고 정의했다. 새로운 가치관과 경제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실버세대'와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금융회사는 물론 기업들도 뉴시니어세대를 염두에 둔 경영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뉴시니어세대,경제력 있는 은퇴계층

신한은행은 뉴시니어세대를 은퇴 단계에 진입한 베이비붐세대(1955년~1963년 생) 내 중산층 그룹으로 정의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경제력과 소비력을 보유하고 다양한 소비경험과 노하우를 지닌 합리적 소비자다. 이전 세대들이 예금 위주 금융상품에 의존한 것과 달리 펀드 보험 채권 파생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경험해 봤고 재테크에도 관심이 많다. 또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으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가꾸고 스스로에게 투자한다. 운동 여행 레저 등 건강과 즐거움을 추구하는 활동도 원한다.

◆맞춤형 상품 · 서비스 개발해야

뉴시니어세대의 특징은 구매력을 가졌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의 수요에 부응할 수 있는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신한은행은 분석했다. 우리나라보다 베이비붐세대가 앞선 미국이나 일본 금융회사들은 이미 발빠르게 움직였다. 미국 금융회사들은 2005년에 은퇴준비를 위한 재무계획 서비스를 제공했다. 은퇴자금 계산,은퇴 교육,개인퇴직계좌(IRA) 세제혜택 안내 등을 해주는 전용상담 데스크를 두고 있다. 역모기지론,연금간병 특약 등 다양한 연금상품도 마련했다.

일본 금융회사들은 2004년부터 '단카이세대'(1947~1949년에 태어난 전후 베이비붐 세대)를 새로운 부유층으로 규정하고 전용 자산운용 상담 점포와 전담 자회사를 운용하고 있다. 미즈호은행의 '제2의 출발 응원플랜',미쓰비시UFJ증권의 '단카이클럽' 등 단카이세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회원제 서비스를 도입했다. 니혼생명의 전문의 소개 서비스,야마토생명의 손자 용돈지급 보험 등 맞춤형 상품도 개발했다.

신한은행은 우리나라도 뉴시니어세대를 위한 마케팅을 시작하는 단계라며 앞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년층을 위한 건강 여행 레저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대학과 연계, 주 4시간 수업만 들으면 되는 미니대학 진학이나 사람 냄새를 느낄 수 있는 커뮤니티 형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노년층을 위해 상품 설명 자료를 큰 글씨와 이미지 위주로 하고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폰뱅킹도 메인화면 위주로 단순하게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재형 기자 j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