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국회가 법인세율을 현행 20%에서 17%로 인하,올 1월1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지난 28일 최종 확정했다. 지난해 25%였던 법인세를 5%포인트 낮춰 올해부터 시행에 들어간 데 이어 다시 3%포인트 추가 인하한 것이다.

대만 경제가 질주하고 있다. 올해 대만의 1분기 성장률은 13.3%로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도 25년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세계 100대 정보기술(IT) 기업 리스트에 대만 기업은 18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단 4개뿐이다. 올해 국가경쟁력은 8위로 뛰었다. 법인세율을 무려 8%포인트나 낮출 수 있었던 배경이다.

대만의 비약적인 성장세를 이끄는 축은 △정부의 친기업 정책 △IT산업 경쟁력 향상 △중국과의 협력관계 확대 등 세 가지다. 우후이린 중화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은 "대만 정부가 법인세율을 잇따라 낮추는 것은 기업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외국인 직접투자를 더욱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펑 전 대만소매협회 사무총장은 "감세가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침으로써 정부 정책과 민간 경제의 선순환 구조 확립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탄탄한 제조 기반이 대만 경제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노트북 PC(90.8%),메인보드(92.1%),케이블 모뎀(95.6%),LCD 패널(46%) 등 주요 IT 제품이 대만산이다. 대만이 컴퓨터 메인보드 생산을 중단하면 한국이 메모리반도체를 팔 수 없는 구조다. 에이서(PC),아수스(메인보드),트렌드 마이크로(백신 · 보안 솔루션),HTC(휴대폰) 등 브랜드 가치가 10억달러를 웃도는 기업만 4개에 달한다. 1997년 1.7%에 불과했던 대만의 글로벌 IT 시장 점유율은 2006년 10%대로 뛰어 한국(6.5%)을 앞섰다.

"미래에 한국과 일본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대만이 될 것"(오마에 겐이치 비즈니스 브레이크스루 대학원장)이라는 예언이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타이베이(대만)=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