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 등 기존 신용평가사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 회계법인들이 신용평가 시장 진입을 타진하고 있어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글로벌 대형 회계법인인 KPMG와 PwC가 신용평가 사업 진출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존 그리프스 존스 KPMG 유럽지역 공동 회장은 FT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4대 회계법인 중 하나인 KPMG는 신용평가를 제공할 만한 기술과 지식,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며 "신용평가 사업 진출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당장 서둘러 추진하는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분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리처드 섹스톤 PwC 영국 보험부문장도 "공공 신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 사업 등) 사업 확대 기회를 지속적으로 찾고 있다"고 말했다.

FT는 회계법인들의 이러한 움직임이 금융위기를 계기로 신뢰와 명성이 퇴색된 신용평가사 논쟁에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의 정치인들은 기업이 자신의 신용등급을 매기는 신평사에 수수료를 지급하는 이해상충 문제를 제기하며 무디스 S&P 피치 등 '톱3' 신평사들에 대한 대안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그러나 회계법인의 신용평가 시장 진출에도 장애물이 존재한다. 회계법인 역시 자신들이 회계감사를 해주는 고객사의 신용등급을 매길 경우 이해상충 문제가 발생하기는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존스 회장은 "이해상충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안다"며 "그러나 세상이 다른 신평사들을 원한다면 논의를 시작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을 위해 회계법인이 피감독 회사의 과거 실적 수치뿐 아니라 사업 리스크 등에 대한 의견도 좀 더 많이 언급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