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석유시추시설 폭발에 따른 원유 유출로 엄청난 환경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이 일대 해양 및 습지 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160만㎢에 이르는 걸프만 연안은 습지대, 산호초, 수백여종의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 일대는 특히 멸종 위기종 조류와 고래, 바다거북 등의 서식지이기도 한데 이번 사태로 먹이 공급원이 끊기고 산란에 필요한 습지대가 심각하게 오염되면서 해양생태계가 위협받게 됐다.

이미 석유시추시설 폭발 사고 이후 3일 현재까지 최소 31마리의 바다거북들이 미시시피 해변에서 죽은 채 발견됐고 여기에는 희귀종인 켐프각시바다거북도 포함됐다.

전문가들은 거북이들의 사인이 이번 사고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지만 추가 피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사태를 계속 주시하고 있다.

이들은 또 인근 해역에서 최대 5천마리의 병코돌고래들이 기름띠가 흘러오는 길목에서 분만중일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돌고래 전문가 모비 솔란지는 "분만기에는 돌고래들이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수심이 깊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헤엄쳐온다"며 "돌고래들은 호기심에 기름띠 사이를 헤엄쳐 다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지중해'로 불리는 멕시코만에는 흰물떼새 같은 멸종 위기 조류와 최근까지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됐던 갈색사다새 등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서식지가 있고 서대서양 연안에서 참다랑어의 유일한 산란지이기도 하다.

5가지 멸종위기종 바다거북과 7가지 멸종위기종 고래들 뿐 아니라 상어와 돌고래 등이 서식하고 있으며 새우, 게, 굴 등 다양한 해산물도 이곳에서 잡히고 있어 기름띠가 흘러올 경우 엄청난 피해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미시시피 AP=연합뉴스) mong0716@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