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에 이어 아시아개발은행(ADB)도 19일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5.2%로 전망했다.

ADB는 한국 경제에 대한 총평에서 "지난해 최악의 경제 침체를 벗어나 놀라운 성장을 보인 바 있으며 올해는 강력한 민간 투자와 소비 회복, 수출 증가 등의 효과로 강한 반등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밝혔다.

ADB가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 5.2%는 최근 한국은행이 수정한 전망과 일치하며 정부가 예상하는 5.0%보다 다소 높다.

이처럼 해외 기관까지 한국 경제의 5%대 성장을 자신하고 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원화 가치가 크게 오르고 국제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요인이 모두 우리의 수출경쟁력에 심각한 문제가 될만한 악재라는 점에서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지난 16일 1110.30원을 기록, 올해 들어서만 원화가치가 4.9%나 뛰었다.

1년 전에 비하면 20%가까이 오른 것이다.

올해 원화 절상률은 호주(4.5%), 태국(3.4%), 대만(2.6%), 싱가포르(2.3%), 일본(-0.7%), 중국(0.0%) 등 주요 11개국 통화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한은은 원화 가치가 10% 높아지면 연간 경상수지 흑자는 70억달러 감소하고 성장률은 0.4%포인트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원화 강세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글로벌 달러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한국 경제는 회복속도가 빨라 원화의 추가 절상이 예상된다.

또한 중국의 위안화가 절상될 경우 원화도 절상 압력을 받을 공산이 크다.

원화의 절상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경기가 다시 급랭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값의 추세적인 상승도 심상치 않다.

지난 16일 거래된 중동산 두바이유는 84.86달러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세계 경제가 호전되고 투기자금이 가세하면서 100달러 재돌파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다.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구리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70% 올랐고, 니켈은 120%이상, 알루미늄은 75%이상, 아연은 70% 상승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50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곳중 1곳이 `원자재 가격 상승이 감내할 만한 수준을 넘었다'고 대답한 것을 보면 기업들의 고통이 얼마나 큰 지를 짐작할 수 있다.

원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피해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이나 국제 원자재 가격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기업들이 스스로 경쟁력을 키우는 수 밖에 없다.

외부 충격에 무너지지 않으려면 기업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원가절감 등 경영 효율화와 함께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술개발에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기업들이 체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에 나서 기업환경을 더욱 개선해야 함은 물론이다.

원자재 구매자금 지원 확대, 정부 비축 물량 공급 확대 등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중소기업의 요구사항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겠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