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기업에 오니 성과에 대한 부담이 더 커졌다. 공직에서의 여러 경험은 민간에서도 아주 값지게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

승승장구하던 기획재정부 공무원에서 지난달 초 대기업 임원으로 변신한 문홍성 두산 전략지원팀 전무(46)는 한 달간의 소회를 이렇게 밝혔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주리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문 전무는 행시 31회로 관가에 입문했다. 국제기구과장,금융협력과장,외화자금과장,국제통화기금(IMF)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쳤고 이직하기 직전에는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실 선임행정관(국장급)으로 일했다.

▼민간 기업으로 옮기니 어떤가.

"수영장에서 수영하던 사람이 바다에 들어간 느낌이다. "

▼민간행을 선택한 이유는.

"좀 더 치열하게 도전해 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고위 공무원이라는 기득권을 버리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새로운 자극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공직에서 지위가 올라갈수록 국민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많이 해야 하는 것에 중압감을 느꼈던 것도 사실이다. "

▼공무원 할 때와 많이 다른가.

"일하는 시간은 비슷하다. 공무원으로 과장이 된 뒤부터는 잠자는 시간 빼고 하루종일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민간기업도 마찬가지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것도 다르지 않다. 기업이 잘되면 일자리 창출 등 많은 사회적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것 아니겠는가. "

▼적응하는 데 힘든 점은.

"구체적인 사업 경험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실무에 어려움이 있다. 공직과 민간은 상호 보완적인 측면이 있는데 양쪽에서의 인력 이동이 바람직한 측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

▼공직 위상이 달라졌다는 말이 있다.

"위상이 떨어졌다고 인식되는 이유는 역할이 바뀌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는 관(官)에서 인 · 허가권을 많이 갖고 있어 힘이 센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이제 관은 지시하고 통제하는 게 아니라 중재하고 돕는 역할을 많이 한다. "

▼후배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공직에 계속 있을지 민간으로 갈지는 각자가 선택하는 것이다. 어디를 가나 장 · 단점이 있지 않겠나. (민간 이직의)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 "

서욱진/김병언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