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고참 국장들은 요즘 두 그룹으로 나뉘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재정부 본부에 근무하는 국장'들과 '외부에 파견 나가있는 국장'들이다.

이들의 신경전은 재정부가 최근 차관보급인 재정업무관리관에 본부 국장인 구본진 전 정책조정국장을 승진시키면서부터 시작됐다. 외부에 있는 간부들이 "'인공위성'으로 나가있는 것도 서러운데 본부 사람만 너무 챙기는 것 아니냐"는 불만을 터뜨린 것이다. 인공위성이란 과천 밖에 있는 공무원들로 본부(재정부) 주변을 맴돌고 있다는 뜻이다.

재정부 장관은 이 때문에 조만간 예정된 '가'급(1급) 인사에서 본부 국장들과 밖에 있는 국장들의 형평성을 맞추느라 머리를 싸매고 있다는 전언이다. 공석인 세제실장은 전통적으로 내부 승진을 했기 때문에 후보군은 세제실 국장 2명(조세정책관 재산소비세정책관)으로 좁혀져 있는 상태다. 나머지 두 자리(기조실장,FTA본부장)를 놓고 본부 국장 2명과 외곽의 7명이 다툼을 벌여야 하는 상황이다.

지식경제부도 자리 경쟁이 치열하기는 마찬가지다. 본부 '가'급 7개 자리 중 최근 승진한 안현호 1차관(행시 25회)과 윤상직 청와대 지식경제비서관(25회)이 맡고 있던 산업경제실장,기획조정실장 두 자리가 비어 있다. 안 차관보다 한 기수 빠른 24회 2명이 자리를 계속 지킬 경우 행시 25,26회 출신 국장 8명이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 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최경환 장관이 '정책 부처'로서의 위상을 강조하며 능력을 중시하는 만큼 1급 자리를 놓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정종태/주용석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