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프라코어는 볼보 건설기계 CEO(최고경영자)를 지낸 안토니 헬샴씨(57)를 건설기계 사업부문 사장으로 영입했다고 1일 밝혔다. 볼보는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의 라이벌 기업으로,'적장'출신을 새 사령탑으로 맞은 셈이다.

헬샴 사장은 호주 출신으로 스웨덴 볼보에서 30년간 근무했다. 1998년 볼보가 삼성중공업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인수해 볼보건설기계코리아를 설립할 당시엔 첫 한국 지사장으로 부임,1년 만에 흑자 전환시키는 경영 수완을 발휘했다. 그는 이 같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아 2000년에 볼보 건설기계부문 총괄 CEO에 올랐다. 볼보가 스웨덴 출신이 아닌 사람에게 CEO를 맡긴 첫 케이스다. 헬샴 사장은 2008년까지 9년간 CEO를 지내면서 볼보를 세계 3위의 건설기계 업체로 키우는 데 중추 역할을 맡았다. 볼보 건설기계의 매출은 2001년 20억달러에서 2007년 77억달러로 늘어났으며,영업이익도 6600만달러에서 6억달러로 10배가량 급증했다.

두산이 헬샴 사장을 영입한 이유는 그의 탁월한 성장 견인 능력과 다양한 해외 근무 경력을 높이 평가해서다. 그는 한국과 스웨덴 외에도 미국 벨기에 홍콩 등을 돌며 일했다. 두산의 그룹 매출 중 56%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고,외국인 직원 비율이 46%에 달하는 것을 감안할 때 적임자로 꼽힌다.

헬샴 사장은 앞으로 두산인프라코어 건설기계BG와 두산인프라코어인터내셔널(DII · 옛 밥캣) 등을 포함한 두산의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맡는다. 공작기계 사업부문 등은 그대로 한기선 사장이 담당한다. 기존에 건설기계 사업부문을 맡았던 김용성 사장은 두산인프라코어 전 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헬샴 사장은 "두산의 일원으로 함께 일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그동안의 경험을 살려 두산을 글로벌 톱3 건설기계 업체로 도약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