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여파로 지난해 12.2%나 줄었던 세계 교역량이 올해는 9.5% 늘어날 것이라고 세계무역기구(WTO)가 전망했다.

27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파스칼 라미 WTO 사무총장은 "세계 교역량은 2009년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지만 올해는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빠른 성장세에 힘입어 9.5%가량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WTO는 올해 신흥국 수출은 11%,선진국 수출은 7.5%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올해 세계경제가 2.9%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전제로 한 것이다. 라미 사무총장은 "터널 끝에 빛이 보인다"며 "세계경제에 좋은 소식"이라고 언급했다.

실제 세계교역 회복은 아시아가 주도하고 있다. 중국의 지난 2월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45.7%와 44.7% 늘어났다. 대만의 2월 수출과 수입도 32.6%와 45.8% 늘었다. 싱가포르는 2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했다. 한국도 2월 수출입이 모두 늘었다. 라미 총장은 세계교역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보호무역주의의 위험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경제회복 속도가 아시아에 비해 크게 뒤처져 있어 각국의 보호무역정책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일부 경제학자들은 WTO 등이 발표하는 전통적 교역통계가 교역상대국들의 무역불균형 문제를 왜곡시킨다고 비판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일본이나 한국으로부터 많은 부품을 수입하는데 완제품을 미국에 수출할 경우 부품 가격이 빠진 완제품 가격만 수출 통계로 잡혀 수출액이 부풀려진다는 것이다. 이들은 중국에서 생산된 '부가가치'만을 반영할 경우 지난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실제 발표된 2268억달러보다 최대 30%는 줄어들 것이라고 주장한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