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욱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19일 "한국 국채가 올 상반기 중 씨티그룹의 글로벌국채지수(WGBI)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한국 증시가 올해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에 편입될 것으로 자신있게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허 차관은 이날 뉴욕 포시즌스호텔에서 가진 한국 경제 설명회(IR) 직후 뉴욕특파원들과 만나 "IR 행사장에서 만난 씨티그룹 관계자들로부터 한국의 WGBI 편입이 곧 결정될 것이라는 얘기를 들었다"며 "WGBI 편입을 위해 그동안 규칙을 모두 바꾼 만큼 편입은 시간 문제"라고 말했다.

WGBI는 미국,영국,일본 등 23개 선진국 국채로 구성된 채권지수로 씨티그룹이 발표하고 있다. 세계 주요 채권 펀드들의 투자 인덱스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지수를 활용하는 펀드는 1조달러로 추산된다. 한국이 이 지수에 포함되면 연간 150억달러가량이 국내 국채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만한 돈이 유입되면 국채금리와 원 · 달러 환율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허 차관은 "한국 증시가 FTSE(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 선진국 지수에 편입된 데 이어 한국 국채까지 WGBI에 들어가면 MSCI도 상당한 압박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허 차관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과 관련해서는,"MSCI가 오는 6월 선진국 지수에 한국을 편입할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비거주 외국인이 원화를 바꿀 때 적용하는 외환 규제를 문제삼고 있어 자신있게 포함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비거주 외국인에 대한 환전 규제는 지엽적인 문제로 FTSE도 문제 삼지 않았던 사안"이라며 "이머징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한국이 빠지면 이머징시장 지수가 죽어버릴까봐 (MSCI 측에서) 자꾸 문제 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허 차관은 "24시간 돌아가는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이 열리는 만큼 비거주자의 원화 거래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국제 금융규제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관련 규제를 서둘러 없앨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MSCI 선진국 지수는 FTSE 선진국 지수와 함께 전 세계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지표로 활용하는 양대 주식지수로 꼽힌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