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와서 4000원짜리 국수를 드시는 손님들이 정말 고맙습니다. 반드시 음식 명소로 만들겠습니다. "

광주 월드컵경기장 인근 풍암지구에서 국수전문점을 운영 중인 손길선씨(43)는 지금까지 다섯번 창업했다며 이번에야말로 성공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여러번의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외식 컨설팅을 하는 전문가를 많이 만나 의견을 들었고,스스로 외식 컨설팅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제대로 된 외식업소를 만들기 위해 서암직업전문학교에서 요리 공부를 해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손씨는 개업할 때 직접 인테리어의 컨셉트를 잡고 식자재와 집기를 선정했다. 또 메뉴도 자체적으로 개발해 2000만원가량의 창업비용을 절약할 수 있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지난달 초 개업했으며,불과 한 달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성과를 냈다. 국수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여성과 가족 단위 고객이 많이 찾고 있다. 그는 "경기가 안 좋아 자영업소가 어렵다는 말은 핑계" 라며 "경기 탓이 아니고 자신이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9일 오후 2시께 둘러본 매장에선 내부 벽면에 씨름하는 사람들을 그린 민속화가 있는 게 인상적이었다. 매장은 50㎡ 규모로,2명의 종업원이 일하고 있었다. 점심시간이 지났으나 10여명의 손님이 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는 국수의 전통에 대한 설명이 있는 종이가 놓여져 있었다.

손씨가 창업을 하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역시 음식 맛이다. 흔히 '요즘 사람들은 맛도 모른다'고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맛이 없는데 장사가 잘되는 집이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며 "음식점이 잘되려면 역시 기본은 '맛'"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음식 맛에 집중하기 위해 점포를 디자인할 때부터 주방을 보통 식당의 두 배 크기로 만들었다. 국수요리의 단점인 포만감이 덜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멸치육수가 아닌 닭고기육수와 해물 고기육수를 사용했다. 우리나라의 전통국수는 일본과 달리 꿩이나 닭 육수를 사용한다는 게 손씨의 설명.다른 국수전문점과 차별화하기 위해 시원하면서 깊은 맛을 내는 발효 양념을 사용한 겉절이,고추피클,미나리 장아찌 등의 반찬도 제공하고 있다.

손 사장은 "기존 점포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상권은 신경쓰지 않았다"며 "맛으로 승부해 손님을 끌어들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062)524-7977

광주=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