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이 재정지출의 고삐를 조이기 위한 신뢰할 만한 중기 계획을 채택하지 않을 경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은 현재 최고등급인 트리플A(AAA)다.

12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S&P는 최근 보고서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국가들이 미국보다 강력한 거시경제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외부 투자자들이 판단하면 달러화 보유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글로벌 기축통화로서 달러화 지위가 약화되고 결과적으로 미국의 트리플A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S&P는 그러나 "현재로서는 달러를 대체할 만한 통화는 없다"면서 "중국 위안화 자유태환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나마 유로화가 유일하게 가능성 있는 통화"라고 주장했다.

S&P는 또 별도의 보고서에서 "유럽 주요국은 향후 5년간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P는 각국 중앙은행들의 긴급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이 철회되고 시중 채권 발행이 급증함에 따라 금리가 올라 유럽 선진국들이 2015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이자가 2020억유로(약 276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것으로 가정한 것이다.

국가별로는 프랑스(410억유로) 이탈리아(380억유로) 영국(310억유로) 독일(290억유로) 등의 순으로 부담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