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와 소프트웨어 사업을 제대로 못하면 다른 회사에 부가가치를 다 뺏긴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MWC(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운영체제(OS)에 대한 새로운 소식을 전할 것이다. "(스티브 발머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

삼성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오는 15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인 'MWC 2010'에 차세대 모바일 OS를 선보이며 글로벌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죈다. 노키아의 심비안,애플의 아이폰,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등이 장악하고 있는 스마트폰 OS 시장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바다' 플랫폼 대폭 확대

삼성전자는 MWC 개막 하루 전인 14일 바르셀로나에서 글로벌 미디어 행사를 갖고 독자 개발한 모바일 플랫폼(OS를 포함한 통합 소프트웨어) '바다'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처음 공개한다. 삼성은 최근 티저(호기심 자극) 사이트인 삼성언팩트(www.samsungunpacked.com)에 '새로운 모바일 기기의 탄생'이란 문구를 띄우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바다 플랫폼은 기존의 '터치위즈(국내명 햅틱) 사용자 환경(UI)'에 편의성을 크게 높인 게 특징이다. 삼성은 SNS(소셜 네트워킹 서비스),LBS(위치 기반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을 접목해 유용한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예컨대 스마트폰에서 지도를 띄워 친구의 위치를 찾은 뒤 메신저로 대화하는 프로그램 등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바다를 통해 스마트폰과 일반폰(피처폰)의 구분도 없애 나간다는 전략이다. 각종 프로그램 다운로드와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바다 플랫폼을 휴대폰에 속속 탑재,시장을 크게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매년 2억대 이상의 휴대폰을 판매하는 삼성전자가 이 전략을 가시화할 경우 상대적으로 뒤처진 스마트폰 시장도 장악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은 "바다를 탑재한 제품의 비중을 대폭 늘리고 개발자를 적극 지원해 애플리케이션 역량도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다 플랫폼으로 △애플리케이션 온라인 장터(삼성 앱스) △소프트웨어 개발자 사이트(삼성 모바일 이노베이터) △판매자 지원 사이트(삼성 앱스 셀러) 등 세 가지 큰 축을 완성,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새롭게 변신한 MS '윈도 모바일'

MS는 MWC 개막일에 발머 CEO가 직접 새로운 모바일 OS에 대한 개발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기존 '윈도 모바일 6.5' 버전의 새로운 기능과 함께 차세대 OS인 '윈도 모바일 7'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외신들에 따르면 윈도 모바일 7은 사용자의 제스처에 따라 각종 기능을 조작할 수 있는 신기술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페이지를 볼 때 단말기를 왼쪽으로 한 번 흔들면 이전 페이지로 돌아가고,오른쪽으로 흔들면 다음 페이지로 이동하는 방식이다. MS의 MP3 플레이어 '준(Zune)'과 휴대용 멀티미디어 게임기 'X박스' 등과의 연동성도 강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윈도 모바일을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메신저와 이메일,통화 버튼 등을 아이콘으로 나열하는 등 그래픽 효과도 대폭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선 MS가 자체 스마트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떠오르는 구글 안드로이드

노키아,RIM,애플 등 기존 모바일 OS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들에 대한 구글의 반격도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삼성전자,소니에릭슨,모토로라 등을 비롯한 휴대폰 제조사들뿐 아니라 화웨이와 같은 통신업체들도 이번 전시회에서 안드로이드폰(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6월께는 아이폰 새 버전도 나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이폰은 뛰어난 사용 편의성과 14만여 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 등을 사용할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RIM의 블랙베리는 이메일과 일정 관리 기능 등으로 기업용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노키아의 심비안은 유럽과 신흥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영향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