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료감응 태양전지만을 동력으로 최고 시속 30㎞로 달릴 수 있는 전기차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고려대 세종캠퍼스 신소재화학과 고재중 교수팀은 대형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자동차 지붕에 장착해 평소에는 전기를 비축해 뒀다가 주행할 때 엔진동력으로 쓸 수 있는 염료감응 전기차를 개발했다고 9일 발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전기차에는 가로 2.4m,세로 1.4m 크기의 염료감응 태양전지 대형패널과 축전지가 장착돼 있으며,이 패널에서 생산되는 0.3~0.6㎾급 전기로 최고 시속 약 30㎞로 달릴 수 있다. 고 교수는 "전기자동차는 에너지 전환효율이 7% 이상 돼야 상용화가 가능하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라며 "현재 5.5~5.8% 정도의 에너지 전환효율을 확보한 만큼 2~3년 후면 전기자동차는 물론 자전거나 오토바이 등에도 이 기술을 바로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대 고효율 태양전지 소재로 꼽히는 염료감응 태양전지를 적용한 전기자동차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국내외에서 처음이라는 것이 고 교수 측 설명이다.

한편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식물이 엽록소를 이용해 태양에너지를 전기로 바꿔 광합성하는 원리를 이용,1971년 스위스 연방기술원(EPFL) 화학과의 마이클 그랏젤 교수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제조단가가 기존 태양전지의 절반 이하에 불과해 차세대 태양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