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한 정책금융공사 사장은 28일 "올해 6조원의 자금을 중소기업과 신성장동력사업에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온렌딩(간접)대출,직접대출 등을 포함해 6조원의 자금을 공급키로 했다"며 "이를 위해 13조5000억원의 정책금융채권을 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사는 6조원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온렌딩 대출 2조1000억원 △시설자금 위주의 직접대출 1조6500억원 △신성장동력산업 투자 등에 2조2500억원으로 나눠서 집행하기로 했다.

공사가 자금공급을 맡고 민간 금융회사가 여신심사 · 대출 중개를 맡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온렌딩 대출은 지난해 10월 공사 출범 후 2개월간 2500억원에서 올해 2조1000억원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온렌딩 대출 활성화를 위해 6개 시중은행을 중개금융기관으로 추가하고,제2금융권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유 사장은 "온렌딩 방식은 신 · 기보와 업무중복문제가 없고,중개 금융회사가 지나치게 높은 금리로 대출하지 않도록 금리상한(Cap)을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출을 지원하기 위해 선수금환급보증,공사이행보증을 제공하고 수출입은행과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사는 올해 집행할 자금 조달을 위해 총 13조5000억원의 정책금융채권을 발행키로 했다. 이 중 6조원은 실물 자금공급에 쓰고,나머지는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10조원의 채권 차환에 사용할 예정이다.

유 사장은 "국제금융시장에서 공사가 한국계 대표 차주로 벤치마크(기준)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하반기 10억달러 규모의 해외채권 발행도 계획 중"이라고 설명했다.

유 사장은 29일로 인수의향서 제출마감이 다가온 하이닉스반도체 매각과 관련,"현재까지 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입찰업체가 없다면 채권단과 협의해 블록세일을 포함한 모든 매각방안을 재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업의 특수성과 경쟁우위,국가 전체의 성장전략 등을 감안할 때 하이닉스 인수 대상으로는 국내 기업과 투자자로 제한하고 있으나 국내 대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공사는 현대건설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나머지 구조조정기업의 매각도 시장여건을 보면서 다른 주주들과 협의해 추진할 계획이다.

유 사장은 구체적인 시점은 언급하지 않은 채 "대우건설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건설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며 "SK네트웍스 지분(8.2%)도 적정시점에 시장에 매각하겠다"고 말했다.

유 사장은 "장기적으로 공사의 인력을 최대 300~500명까지 확충할 계획이지만 연봉제와 임금피크제 등을 사전에 도입해 불필요한 인력을 과도하게 채용하지 않는 '작지만 강한 공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