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대 글로벌 매출-영업익 달성
올해 3조5천억 투자로 신사업 영역 확대


LG전자가 27일 지난해 TV와 휴대전화를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성적표를 투자자들 앞에 내놨다.

LG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기준(본사와 해외법인 실적을 더한 뒤 내부거래를 뺀 것)으로 55조5천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보다 12%가 넘는 증가율이다.

또 영업수지에선 2조8천900억원의 이익을 기록해 영업이익 2조원을 처음 넘어선 지 1년 만에 다시 3조원대에 바짝 다가섰다.

작년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모두 사상 최대치다.

◇`TV-휴대전화 쌍끌이' 효과..올해 더 키운다 = 지난해 LG전자가 좋은 실적을 올린 것은 5대 사업부문(홈엔터테인먼트, 모바일, 홈어플라이언스, 에어컨, 비즈니스 솔루션) 가운데 TV가 주축인 홈엔터테인먼트(HE) 부문의 선전이 가장 큰 요인이다.

지난해 LG전자가 전 세계에서 판매한 평판TV는 LCD가 1천630만대, PDP가 320만대다.

이를 합하면 1천950만대로 전년보다 50%가량 급성장한 것이다.

이에 힘입어 HE 부문 매출은 19.9% 급증한 19조6천189억원으로, 20조원선에 육박했다.

특히 2008년에는 고작 160억원에 불과했던 HE 사업본부의 영업이익이 지난해에는 7천642억원으로 늘어나 확실한 '턴 어라운드' 사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경기와 소비심리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연말로 갈수록 실적도 좋아져 4분기에 판매한 LCD TV만 550만대로, 분기 단위로 처음 500만대를 넘어선 것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LG전자는 올해 TV 사업을 지난해 못지않은 속도로 키워 글로벌 시장 '넘버 2'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일본 소니를 확실히 3등으로 밀어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G전자 HE사업본부장 강신익 사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멀티미디어 가전쇼(CES)에서 올해 평판 TV 판매목표로 지난해보다 950만대나 늘어난 2천900만대로 제시했다.

이렇게 되면 LG전자의 평판TV 판매량은 2008년 1천300만대에서 불과 2년 만에 두 배 이상의 규모로 커지게 된다.

LG전자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해온 모바일 커뮤니케이션(MC) 부문도 세계적인 경기불황 속에서도 비교적 좋은 성적을 거뒀다.

MC 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18조1천993억원으로 전년보다 13.5% 늘었고, 영업이익은 영업비용 증가 등으로 3천억원가량 줄긴 했지만, 여전히 1조원대(1조2천458억원)를 지켰다.

그러나 이 부문의 연간 영업이익률은 2008년 11.2%보다 3.9%포인트 떨어진 7.3%에 그쳤고, 4분기 기준으로도 전년 같은 기간(5.2%)보다 3.5%포인트 감소한 1.7%에 머물렀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고가 스마트폰 시장이 크게 확대되고 있지만, LG전자의 휴대전화 제품군은 아직 저가 모델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세계 경기회복을 배경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앞세워 지난해 1억1천800만대로 사상 최고치였던 휴대전화 판매량을 1억4천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미 지난해 말 미국시장에서 스마트폰 '엑스포'를 출시하고 연초 CES에서는 인텔의 무어스타운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또 이달 26일 윈도 모바일 6.5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스마트폰 '210 시리즈'를 국내에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어컨을 제외한 백색가전을 담당하는 홈어플라이언스 부문도 10.9% 늘어난 9조5천379억원의 매출로 외형 1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영업이익을 2천481억원에서 5천285억원으로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LG전자는 올해 전체로는 59조원을 매출목표로 잡았으나 올해 실적이 애초 목표치를 상회한 점을 고려하면 60조원 매출에 `3조원 영업이익'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격적 투자로 신사업 확대한다 = LG전자는 올해 작년보다 1조원가량 많은 총 3조6천억원대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신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태양전지, 차세대 이동통신, 스마트TV, 3D 및 신재생 에너지분야가 집중 투자 대상이다.

태양전지 부문에선 올해 초부터 경북 구미에 연산 능력 120MW 규모의 생산 1라인 구축을 마무리하고 가동에 들어갔으며, 내년에 1개 라인을 추가로 가동하기 위한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4세대 이동통신 분야에선 LTE(Long Term Evolution) 방식으로 100Mbps(Mega bit per second)의 속도로 데이터를 내려받는 기술을 연초 CES에서 선보이는 등 사업 본격화에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 LED 조명사업을 올해부터 본격화할 계획이고, 에어컨 사업부가 맡고 있는 지열시스템 등 신재생 에너지 R&D 분야도 LG전자가 올해 중점 투자할 곳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총 투자규모는 3조6천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며 "1조5천억원은 태양전지 증설 등을 위한 시설투자비로 쓰고, 2조1천억원은 차세대 이동통신과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의 R&D에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홍지인 기자 jsking@yna.co.kr